한국당, 담뱃세 인하 카드 꺼냈다가 ‘사면초가’

한국당, 담뱃세 인하 카드 꺼냈다가 ‘사면초가’

입력 2017-07-28 13:31
수정 2017-07-2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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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3당 “제2의 국정농단, 당 해산 먼저 해야” 맹공

자유한국당이 여권의 초고소득 증세 움직임에 맞불작전으로 꺼내 든 ‘담뱃세 인하’ 카드가 예상치 못한 역풍을 맞으면서 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야 3당마저도 담뱃세 인하 추진에 연일 맹공을 가하면서 한국당은 사면초가에 놓인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한국당의 담뱃세 인하 추진이 ‘국정농단’이나 다름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의 국민 우롱이 도를 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딴지를 걸어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조세 정상화를 가로막아 보겠다는 심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제 와서 세금으로 국민을 우롱한다는 것은 박근혜 정권과 하나도 다를 것 없는 제2의 국정농단”이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한국당을 ‘포퓰리즘 정당’이라며 공격하면서 동시에 ‘초고소득 증세’를 추진하는 민주당도 싸잡아 비판하는 양비론을 폈다.

증세 문제와 관련해선 일단 여당·제1 야당과 거리를 두면서 여론의 추이를 살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세법 개정을 두고 민주당과 한국당이 포퓰리즘 경쟁을 하고 있다. 마치 치킨게임을 하는 듯하다”며 “정치적 계산과 선거용 정략만 앞세우는 무책임한 정치 행태”라고 말했다.

그는 “마약보다 무서운 것이 포퓰리즘”이라며 “생산적 재정개혁 논쟁이 아니라 무책임한 세금 포퓰리즘으로 흐른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꼬집었다.

바른정당 김세연 정책위의장도 “한국당은 포퓰리스트가 되어 자신들이 올려놓은 담뱃값을 무작정 인하하는 자가당착에 빠졌다”며 “맞불 성격의 감세 추진은 책임 있는 정당에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겨냥, “국가재정을 판돈으로 무모한 내기를 하고 있다. 증세는 정부정책의 수단이어야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애초 한국당이 여당 시절 금연 정책의 하나로 담뱃세를 인상하고서 이제 와 ‘서민 감세’ 프레임을 내세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많은 사람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안긴 것을 사과하고 당을 해산한 다음에 바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일단 여론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는 담뱃세 인하 추진에 반발하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당의 투톱인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담뱃값 인하에 대해 온도 차를 보인터라 향후 당내 갈등의 불쏘시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홍 대표는 전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담뱃값, 유류세 인하와 관련해 “서민 감세 차원에서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는 “입만 떼면 서민, 서민 하면서 서민 감세에 반대하면 한입에 두말하는 거짓말쟁이 정권”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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