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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제3세력 ‘극중주의’ 지킨다” 당권도전 모험…藥인가 毒인가

安 “제3세력 ‘극중주의’ 지킨다” 당권도전 모험…藥인가 毒인가

입력 2017-08-03 16:45
업데이트 2017-08-0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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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서 반성” 安 결론은 ‘배수진’…“자숙한더디니 책임정치 실종” 비난도“제3세력은 존립 근간, 오늘없인 내일 없어”…‘바른정당 연대론’도창업주 자신감 ‘마이웨이’…당내갈등·지방선거 등 난제 ‘첩첩산중’

대선 패배 이후 자숙의 시간을 갖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당권 도전이라는 ‘정치적 배수진’을 쳤다.

안 전 대표는 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선거에 나가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대선 패배에 이어 ‘문준용 씨 의혹 제보조작’ 파문 등으로 벼랑 끝까지 몰렸던 안 전 대표가 검찰로부터 제보조작 사건에 무관하다는 ‘면죄부’를 받은 직후 논란을 무릅쓰고 모험에 나선 셈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중도주의를 극대화한 ‘극중(極中)노선’을 표방함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존립기반인 제3세력을 지켜나가며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대선 패배 책임론과 제보조작 사건의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안 전 대표 출마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은 만큼 결과적으로는 당권을 잡기 위해 당내갈등을 촉발했다는 비난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출마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가운데 당 재건에 실패하거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제3당 중도정체성 확보 강조…“좌우 경도되지 않는 극중주의” = 대선 직후만 해도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을 점치는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일각에서 안 전 대표의 ‘등판론’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지난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하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원점에서 제 정치 인생을 돌아보며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힌 뒤에는 ‘자숙론’에 무게가 실렸다.

당시 안 전 대표는 ‘정계 은퇴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당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고, 결국 이 고민의 결론이 당 대표 출마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어떻게든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제3세력을 지켜야 한다”는 주변의 설득이 안 전 대표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당내 인사들을 만나 “당의 중도노선 정체성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으며, 이날 회견에서도 “극좌나 극우에 대해서 말씀을 많이 하지만, 극중주의도 있다. 좌우 이념에 경도되지 않고 중도노선을 행동에 옮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양당체제를 극복한 ‘제3당 실험’, 극단의 정치를 배제하는 ‘중도주의’가 자신의 정치적 존재 기반인 만큼, 당장 이번 전대를 통해 이 노선이 흔들린다면 뒤를 모색할 기회조차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 “생각에 동의하는 정당과 함께 뜻 관철”…바른정당 연대설도 거론돼 = 안 전 대표 주위에서의 바른정당 연대설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안 전 대표의 출마를 권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칫 국민의당이 민주당으로 흡수될 수 있다”면서 “차라리 바른정당과 손잡고 중도·보수 제3세력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한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는 “바른정당과의 연대는 너무 앞서간 얘기”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우리 생각에 동의하는 정당과 함께 정기국회서 뜻을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안 전 대표 주위에서는 현재 전대 출마가 예상되는 다른 주자들이 국민의 혁신 열망을 채워주지 못하면서, 당장 당의 존립이 위태로워졌다는 지적이 나온 점도 안 전 대표의 결심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주위에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율 하락을 거듭하는 당이 자신이 자숙하는 사이 더욱 국민의 외면을 받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의 지난 정치 경험도 이번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창당이나 4·13 총선, 지난 대선 등 주요 국면에서 안 전 대표는 당내 반발을 의식하기보다는 소신을 지키는 ‘마이웨이’ 행보를 보였다.

여기에는 국민의당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라는 자신감도 깔렸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과 손을 잡자는 당내 의견에도 꿋꿋이 ‘자강론’을 고수했던 안 전 대표로서는, 이번에도 당내 반발에 휘둘리지 않고 제3세력을 지키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안 전 대표는 ‘중도 정체성’ 확립을 내걸고서 당심을 얻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당권을 쥔다면 중도·실용 노선을 바탕으로 국민의 지지를 회복,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전해 기사회생을 노리겠다는 것이 안 전 대표의 구상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위해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도전,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예측도 벌써 나온다.

안 전 대표는 6일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후 구상을 설명할 계획이다.

◇ 약 아닌 독 될 수도…책임정치 실종 비판에 탈당론 등 당내 갈등 점화= 이번 전대 출마는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 모두에게 ‘약’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당장 이날 안 전 대표의 출마선언에 대해 현역 의원들을 바탕으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안 전 대표는 “한분 한분 만나 뵙고 설득하겠다”고 했지만 얼마나 효율적으로 진화시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특히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탈당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지역 기반인 호남 인사들의 반발은 이후 큰 변수로 작동할 수 있다.

당내 관계자는 “중도정당이라는 이념적 틀을 갖추더라도 확실한 지역적 기반을 갖추지 못한다면 당도 허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번 전대 과정에서도 다른 주자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 있다.

국민의 시선이 여전히 냉정하다는 것 역시 극복하기 쉽지 않은 과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자숙을 약속한 지 얼마나 됐나. 책임지는 정치인으로서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실망감만 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가운 여론을 돌리지 못해 지방선거 패배로까지 이어진다면 안 전 대표가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타를 입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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