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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원’에 관한 진실 혹은 거짓

‘코드원’에 관한 진실 혹은 거짓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17-10-04 10:00
업데이트 2017-10-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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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전용기 내부 모습
대통령 전용기 내부 모습 자료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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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마치고 7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전용기를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마치고 7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전용기를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님! 여사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기장 OOO입니다.”

‘코드원’, 통상 대통령전용기로 불리는 대한민국 공군 1호기의 기내방송은 200여명의 승객 중 오로지 ‘두 분’만을 언급한다. 편명 KAF-001인 공군 1호기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후 벌써 4차례(미국 워싱턴, 독일 함부르크·베를린,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미국 뉴욕)의 해외 일정을 함께 했다. ‘하늘 위의 청와대’로 불리는 코드원에 관한 진실 혹은 거짓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문> 대한민국 정부 소유 대통령 전용기가 있다?

<답>있지만 없다.

문 대통령이 타고다니는 KAF-001은 정부 소유가 아니다. 정부는 2014년 10월 대한항공과 보잉 747-400 기종을 5년 동안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임차료는 총 1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계약기간은 2020년 3월까지다. 앞서 1985년 정부는 보잉 737-3Z8을 전용기로 도입했다. 고작 40인승으로 전용기 기준에 한참 못미친다. 이런 탓에 역대 정부는 대통령 해외방문 때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를 빌려 썼다. 국민의 정부 이전까지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했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전세기 사업자를 호남 연고의 아시아나항공으로 변경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두 항공사를 교대로 이용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한항공에서 비행기를 빌려 썼다. 노 전 대통령 재임시절인 2005년 차기 대통령과 국격을 위해 제대로 된 전용기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또한번 구입 논의가 있었지만, 보잉사와의 구매협상에서 가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문> 코드원은 보잉의 동일기종과 제원이 같다?

<답>다르다.

원래 좌석 수가 400석이 넘는 것을 부분 개조해 200여석으로 줄였다. 덕분에 1층 이코노미석도 좌석간 거리는 일반 민항기보다 여유가 있는 편이다. 대통령 내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군 1호기답게 미사일 방어체계는 물론, 군과 경호 비상통신망, 위성통신망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장비, 시설물의 구체적 제원은 보안사항이다. 코드원 2층에는 대통령과 여사, 수행하는 장관과 청와대의 실장, 수석비서관(차관급), 비서관급(1급) 등 공식수행원들의 좌석이 있다. 1층에는 대통령 집무실과 회의실 등 전용공간이 마련돼 있고, 뒷쪽에는 행정관급 이하 수행원들과 경호팀, 출입기자 좌석이 있다.

<문>코드원 승무원은 대한항공 소속이다?

<답> 공군과 대한항공 승무원이 함께 탄다.

장기 임차계약을 맺으면서 대한항공 승무원 10여명과 공군 장교·부사관이 함께 탄다. 7000여명의 대한항공 승무원 가운데 10여명에게만 공군 1호기가 허락되는 만큼 코드원의 승무원이 되기위한 경쟁도 치열하고, 자부심도 크다고 한다. 대한항공의 코드원팀은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한 오랫동안 팀워크를 이루게 된다. 공군에서는 위관급 장교와 부사관들이 탑승한다. 전용기에 타는 승무원 신상도 보안사항이다.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직후 청와대는 공식페이스북에 ‘청와대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순방의 뒷얘기를 담은 사진들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한항공 승무원과 공군 요원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지만, 보안을 우려하는 지적이 나오자 삭제하기도 했다.

<문>각국 대통령 전용기는 1기 뿐이다?

<답> 아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나 유엔총회 등 전세계 정상이 집결하는 국제행사 때, 해당 도시의 공항 계류장에서 유독 우리의 공군 1호기는 기가 죽는다. 미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요국들은 최신 전용기를 동시에 2~3대씩 띄운다. 대부분 선진국은 우리처럼 민간비행기를 장기 임차해서 쓰는 경우도 없다. 일부 국가는 대통령과 핵심참모들이 타는 전용기와 수행단 및 취재기자단이 탑승하는 전용기를 별도로 운영한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전용기에는 아예 에스컬레이터까지 실려있다. ‘귀하신 몸’이 계단식 트랩을 걸어 내려올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은 중국국제항공의 일반 여객기를 그때마다 구조변경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해외 방문시 탑승하는 이른바 궈항류하오는 B747-400 기종인데 같은 사양의 비행기가 만일에 대비해 늘 본국에서 대기한다. 편명은 B2471, B2472.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이 전용기를 두지 않는 것은 돈 때문은 아니다. 2002년 장쩌민(江澤民) 주석 당시 미국 보잉사로부터 당시 1억 2000만달러에 B767을 구매했었지만, 테스트 비행과정에서 도청장치가 무너기로 발견되면서 해당 비행기는 민항기로 전용된 바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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