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주에 생일파티, 선배님 호칭까지’…달라진 안철수

‘폭탄주에 생일파티, 선배님 호칭까지’…달라진 안철수

입력 2017-10-08 10:12
수정 2017-10-0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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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정치’ 광폭 소통행보…추석 후엔 중진들과 만찬회

“철수가 달라졌다”

취임 한 달을 넘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대해 당 중진의원들이 심심치 않게 내놓는 평가다.

안 대표는 최근 전국을 도는 강행군 속에서도 당내 의원들과의 조찬·오찬·만찬 등 ‘식사정치’를 계속 이어가는 등 과거와는 사뭇 다른 ‘광폭소통’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안 대표는 ‘당내 소통이 없다’, ‘의사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 등 그동안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변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대표 취임 이후 당 안팎을 향해 “바뀌겠다”는 공언을 수차례 했고, 지금은 그 약속을 실천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변화 노력이 효과를 발휘한 탓인지 안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반대하던 중진의원들도 요즘의 안 대표 행보에 대해선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현재까지는 바뀐 것은 같다”라고 입을 모은다.

‘변철수’의 증거로 가장 많이 평가를 받는 부분은 식사정치를 비롯해 당내 스킨십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다.

안 대표는 식사자리에서 맥주는 물론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사양하지 않고 적게는 1∼2잔, 최대 6잔까지 들이켜는가 하면, 매월 열리는 당내 의원 생일 모임까지 직접 챙기고 나섰다.

실제 안 대표는 지난달 28일 열린 ‘9월이 생일인 의원모임’에 처음 참석해 소주도 마시고 모임이 파할 때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추석 연휴 직후에는 당 중진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갖고 술잔을 기울이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8일 “의원 생일파티뿐 아니라 중진·초선모임, 특보단·당직자 모임 등 당내 정례 모임들을 챙기면서 소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급성 간염을 앓은 뒤인 1998년 술을 끊은 안 대표는 대선 정국인 지난 1월 호남 중진들과 ‘소맥회동’에서 폭탄주 1잔을 마신 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을 정도로 술자리는 거의 하지 않았다.

한 중진의원은 “예전에는 나를 포함해 안 대표와 저녁을 먹은 의원들이 거의 없었다”라고 말했고, 한 초선의원도 “당내 의원들과 식사하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는데 지금은 삼시 세끼를 함께 하며 당내 인사들을 열심히 만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안 대표가 자신보다 정치경력이 오래된 다른 의원들을 부를 때 한층 친밀한 호칭인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훨씬 늘었다고 한다.

한 중진의원은 “예전에는 안 대표가 예의를 차리면서 다소 내외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선배라고 부르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바뀌려고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정국 현안과 당무를 비롯해 중요한 결정에 대해서는 중진 등 당내 의원을 만나거나 전화로 의견을 구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당 대표 권한인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 때도 당 중진들의 의견을 두루 물은 뒤 최명길 최고위원을 낙점했고, 지난달 27일 청와대 여야대표 만찬회동 때도 먼저 당일 중진의원 조찬 회동에 참석해 콩나물국밥을 먹으면서 의견을 청취했다.

당내 비판과 지적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안 대표는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안 표결 당시 당 의원들이 참여하는 바이버 채팅방에 찬반 의견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이유를 직접 설명했는데 이는 전날 “왜 의견을 밝히지 않았느냐”는 한 중진의원의 공개질의에 대한 피드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바이버로 건의사항 등 의견을 낼 경우 예전과 달리 이들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실무자를 통해 ‘피드백’을 한다고 한다.

의원들에게 전화 등 직접 연락을 하는 일도 잦아졌다고 한다.

일례로 낙마한 박성진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부적격 채택 당시에는 장병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선배님, 아주 큰 일을 하셨다”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최근 안 대표의 발언이 선명해지고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오는 것도 ‘변철수’의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대선 패배 이후 반성·성찰의 과정에서 안 대표 스스로가 많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소통의 방법이 바뀌고 적극적이고 단호한 면모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중진의원은 변화를 시도하는 안 대표에 대해 “예전에는 안 대표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소통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바뀌려고 하는 것 같다”라며 “그래도 끝까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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