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권후 南당국자와 첫 만남…외교스타일 주목

김정은, 집권후 南당국자와 첫 만남…외교스타일 주목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3-05 10:04
수정 2018-03-0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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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사 접견도 7차례 불과…외교무대 보폭 넓히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5일부터 1박 2일간 이뤄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 방북을 계기로 그간 드러날 기회가 거의 없었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외교스타일이 어느 정도 베일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김 위원장을 실제로 만난 남측 인사는 2011년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조문차 방북했던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이 유일하다.

하지만 당시의 만남은 민감한 대화 없이 순수한 조문에 가까웠다. 김 위원장이 후계 수업을 꾸준히 받아오긴 했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북한 내 권력구도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는 때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남측 인사를 대면한 적이 없다. 이번에 문 대통령의 특사단과 마주 앉게 되면 남측 당국자와의 첫 만남이 된다.

우리 특사단으로서는 김 위원장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여건 조성과 남북관계 개선 등에 대한 밀도 있는 대화를 할 기회인 동시에 김 위원장의 외교스타일을 파악할 흔치 않은 기회다.

김 위원장의 스타일은 그간 북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짐작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핵·미사일 개발자들을 업어주고 ‘맞담배’를 피우는 모습에서 파격적인 면모가 엿보이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간접적 접근이라 김 위원장의 실제 스타일을 알기는 쉽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에 김 위원장이 특사단에 보여줄 ‘편집 없는 민낯’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번 만남은 비핵화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향후 북미대화 성사 과정에서 보여줄 태도를 직접 가늠해볼 기회이기도 하다.

신년사를 통해 전격적으로 태도 전환을 꾀한 김 위원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유연함을 보여줄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에 선을 그어온 만큼 김 위원장이 특사단을 경직되고 직선적인 태도로 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이후 외국 인사를 만난 건 7차례 정도다. 2012년 8월 방북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접견하면서 외교무대에 본격 데뷔했고 이후 중국과 쿠바, 시리아 등의 대표단을 평양에서 만났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집권후 북한 땅을 벗어난 적은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특사단 방북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외교 보폭을 넓혀 중국이나 러시아 등지를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냉각기가 지속되고 있는 북중관계를 감안하면 당장은 현실성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김 위원장이 방중하게 되면 북중관계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러시아는 북중관계가 얼어붙으면서 한층 북한과 비교적 가까워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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