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준 받아야 정치상황 바뀌어도 합의가 영속적…합의내용 제도화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2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18. 03. 21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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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2차 전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제도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 비준을 받아야 정치 상황이 바뀌어도 합의가 영속적으로 추진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7년 10·4 선언은 국민의 지지를 받았고 세계가 극찬했으며 유엔에서는 만장일치로 지지결의까지 나왔지만, 결과가 어땠나”라며 “남북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이행하자면 국가 재정도 투입되는 만큼 반드시 국회 동의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 평화정착은 남북 사이 합의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미국의 보장이 있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북미 관계가 정상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더 나아가 북미 사이 경제협력까지 진전돼야 한다”며 “준비위는 그런 목표와 전망을 가지고 회담준비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존 남북합의 내용을 담아 법제화할 경우 그 명칭으로 남북기본합의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를 국회비준을 거쳐 실천하는가’라는 물음에는 “두 차례 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그대로 넣자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앞선 두 차례 정상회담의 정신과 기본 사항을 이번 정상회담에 넣어 국회에서 비준까지 받자, 법률적 효력까지 발생하게 하자는 취지”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준비위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남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남북이 만나고, 북미가 만나 그 결과가 순조로우면 3자가 만나 합의한 내용을 더 분명히 하고 실천적 약속을 완성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남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공감대 형성 여부에 대해서는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그렇게 제안하고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또는 한미 사이에 이야기하면서 추진하겠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중국을 포함한 4자 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비핵화가 진전되면 북미 간 수교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는 “수교라는 표현이 아니고 정상화”라며 “남북미 정상회담에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남북 경협은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뒤 “지금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목표와 비전이라고 언급한 만큼 당면의 목표만 실무적으로 하지 말고 멀리 보면서 일을 해 나가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준비위 모두발언에서 “남북이 서로 간섭하지 않고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한 의미에 대해서는 “통일이 되든 되지 않든, 서로 간섭하지 않고 피해를 끼치지 않고 살아가자는 뜻”이라고 설명하고, 대북·대남확성기를 간섭의 예로 들었다.
문 대통령이 ‘미국의 보장’을 언급한 것에 관해서는 “한반도 평화정착은 남북 사이에서만 대립과 긴장을 완화하자고 해서는 안 된다”며 “평화정착을 미국이 보장하고 북미 관계가 정상화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남북정상회담 일자에 대해서는 “우리 안이 있지만 지금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으며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명칭을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할지, ‘2018년 남북정상회담’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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