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금부터 한달간 압축 논의”, 한국 “사회주의 개헌…장외투쟁 불사”
여야는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전날인 25일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더불어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함으로써 본격적인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 장이 열린 것이라며 여야가 참여하는 논의 테이블 구성을 압박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장외 투쟁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대통령 개헌안에 거듭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여야는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로 넘어온 이후인 26일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을 하고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방침이지만 제1야당인 한국당의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반발이 커 당장 진전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문 대통령 개헌안에 전폭적 지지 입장을 분명히 하며 개헌의 공이 국회로 넘어오는 만큼 60일 이내에 밀도있는 논의를 진행해 국회 차원의 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개헌안은 개헌을 바라는 국민의 의사를 반영한 것으로 발의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국회 개헌 논의의 발목을 잡고 자기 역할을 안 한 한국당이 이를 관제개헌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고 자가당착적”이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회는 지금부터 한 달 정도 남은 기간에 머리를 맞대고 국회 개헌안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당장 내일부터라도 여야 5당의 교섭단체 4곳이 참여하는 8인 협의체를 만들어 가동하자”며 한국당에 개헌논의 참여를 촉구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도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함으로써 시간 지연 전략을 써오던 한국당도 테이블에 앉을 수밖에 없게 된 것 아니냐”며 “쟁점은 사실상 몇 개 되지 않고 그나마도 결단의 문제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논의만 시작하면 한 달 내에 얼마든지 국회안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은 국회가 아닌 대통령이 개헌을 주도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고, 내용 역시 체제 변화를 꾀하고 있는 만큼 수용할 수 없다고 비판하며 야4당의 공동 대응을 주장했다.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정권이 추구하는 헌법 개정쇼는 사회주의 체제 변경을 시도하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지방선거용 관제개헌 음모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주의 개헌 음모 분쇄 투쟁에 전 국민과 함께 장외로 갈 것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천명한다”고 장외투쟁을 언급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독불장군 문재인 정권의 개헌 폭거로 볼 수밖에 없다”며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한국당과 함께 합동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 차원의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야4당 공동의총을 요청했다.
김 원내대표는 수도 조항을 명문화한 것에 대해서도 “관습적으로 서울이 수도라는 인식은 공유된 관점인데 이런 개헌안을 발의하는 저의가 뭐겠냐”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다 위헌판결을 받고 일단락된 사안을 다시 끄집어내 논란을 부추기는 저의를 이해할 수 없다”고 각을 세웠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 개헌안 발의는 개헌 쇼의 연속일 뿐”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대통령 개헌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되면 여당의원들이 대통령 개헌안 통과 외에는 어떤 말도 할 수 없게 된다”며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분산을 주장하는 민주당 개헌론자들에게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장정숙 대변인도 “내일 개헌안이 발의되면 국회 통과는 물론 개헌 논의는 더욱더 어려워진다”며 “국회에서 개헌안이 합의 통과되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문 대통령은 개헌안을 제출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민주당 추미애 대표,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무한책임의 자세로 개헌안 합의에 나서야 한다”면서 “개헌 논의 돌파구를 위해 청와대-여야 영수회담이나, 필요하다면 야당대표 회동이라도 열자”고 제안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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