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 재연장에 기자회견…“불법감사 중단 촉구”
눈물 닦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감사원의 감사 재연장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2022.9.8 연합뉴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죽음과도 같은 공포를 이기면서 임기를 지켜내겠다”며 임기 내 자진사퇴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8일 전 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은 저에 대한 먼지털이식 신상털기는 물론 권익위 업무와 직원을 상대로 전방위적 감사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위원장에 관한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자 감사기간을 2주 연장, 지난 2일 감사가 종료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은 이제라도 권익위에 대한 불법 직권남용 감사를 중단하고 공정성과 중립성이라는 감사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 달라”며 “불법 감사에 대해서는 반드시 끝까지 민사, 형사, 행정상의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감사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하루에도 몇번씩 이 길을 계속 가야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전현희 권익위원장, 감사원 감사 재연장 관련 발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감사원의 감사 재연장에 대한 입장 발표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22.9.8 연합뉴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 7월 국회에 출석해 밝힌 “묵과할 수 없는 제보”가 무엇인지 공개할 수 있느냐는 요청에 전 위원장은 “감사원 감사가 저에 대한 망신주기식 내용이 많기 때문에 제 스스로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감사원 전방위 감사에 고통을 느낀다며 이달 초 사직한 이정희 부위원장에 대해선 “저는 강력히 만류했다. 권익위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켜나가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감사원의 감사 재연장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2.9.8. 연합뉴스
그러면서 “주요 관련자가 연가 및 병가를 내면서 10일 이상 감사를 지연시키는 등으로 당초 제보 중 확인·마무리해야 할 중요한 사항의 조사를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이와 관련 회견에서 “감사원이 감사를 지연시켰다며 지목한 직원은 감사의 목적이었던 위원장과 관련된 감사에 성실히 응하고 위원장 관련 사안에 대한 최종 확인서까지 작성하고 감사를 이미 마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해당 직원은 감사원 특별조사국의 강압적 조사로 인한 압박감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병원 진료를 받고 병가를 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은 위원장과 관련된 감사 건은 이미 종료됐는데도 그 과정에서 확보한 해당 직원의 개인적인 문제를 꼬투리 잡아 추가적인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별건 감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 “청탁금지법 위반 제보 있었다”
전 위원장의 기자회견 직후 감사원은 언론 공지를 통해 “감사 연장 사유는 청탁금지법 위반했다는 복수의 제보”라고 반박했다.
감사원은 “권익위원회는 청탁금지법 등 주무 부처인데도 핵심 보직자를 비롯한 다양한 구성원으로부터 해당 법을 위반해 권익위의 주요 기능을 훼손했다는 복수의 제보가 있었다”고 했다.
감사원은 전 위원장의 기자회견이 종료된 지 6분 만인 오전 11시55분쯤 입장문을 내고 “권익위에 대한 감사 연장과 관련해 표적감사라는 등의 주장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은 “감사를 연장한 주요 사유는, 권익위는 청탁금지법 등의 주무부처인데도 핵심 보직자를 비롯한 다양한 구성원으로부터 해당 법을 위반해 권익위의 주요 기능을 훼손했다는 복수의 제보가 있어 이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