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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서 ‘생일상’ 받고 류시원 동행도…英여왕 한국과 인연

안동서 ‘생일상’ 받고 류시원 동행도…英여왕 한국과 인연

이범수 기자
이범수 기자
입력 2022-09-09 21:53
업데이트 2022-09-09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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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여왕이 21일 안동 담연재에서 생일상을 받은 뒤 이의근 경북 도지사가 보낸 족두리 선물을 들여다 보며 고마워하고 있다. 1999.04.21 연합뉴스
엘리자베스 여왕이 21일 안동 담연재에서 생일상을 받은 뒤 이의근 경북 도지사가 보낸 족두리 선물을 들여다 보며 고마워하고 있다. 1999.04.21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한국과도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많은 한국인들은 1999년 4월 국빈 방문 당시 엘리자베스 여왕이 한국 유교 문화의 정수인 안동 하회마을을 찾아 73세 생일상을 받은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1999년 4월 19일부터 22일까지 김대중 당시 대통령 내외의 초청으로 3박 4일간 한국을 방문했다. 1883년 두 나라가 한·영 우호통상항해조약을 맺고 수교한 이래 영국 국가원수로서는 첫 방한이었다. 국민들도 ‘116년 만의 귀빈’에 큰 관심을 보이며 환영했다. 

특히 73세 생일인 4월 21일 하회마을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담연재에서 안동소주 명인인 조옥화(2020년 별세) 여사가 마련한 성대한 생일상을 대접받고 축배를 드는 등 한국의 전통 환대를 경험했다. 주민 관광객 등 3000여명이 양국 국기를 흔들며 엘리자베스 여왕의 방문을 환영하기도 했다.

과일, 국수, 편육, 찜, 탕 등 47가지 전통 궁중음식이 차려졌고, 특히 생일상의 백미로 나뭇가지에 각종 꽃과 열매를 장식한 높이 60㎝의 떡꽃 화분이 올랐다.

담연재는 서애 류성룡 선생의 13대 후손인 배우 류시원씨의 생가로 당시 그가 엘리자베스 여왕의 안내를 맡아 화제가 됐다. 류씨는 행사를 위해 영국에 잘 알려져 있는 디자이너 김지혜씨가 특별히 만든 흰색의 무대복을 입고 나타나 더욱 눈길을 끌었다.
영국 여왕이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하여 충효당 내당에서 김치와 고추장을 담그는 모습을 지켜보고있다.1999.04.21 연합뉴스
영국 여왕이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하여 충효당 내당에서 김치와 고추장을 담그는 모습을 지켜보고있다.1999.04.21 연합뉴스
엘리자베스 여왕은 당시 안동에서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하고 고추장과 김치 담그는 모습을 지켜보는 등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풍산 류씨 문중의 고택 충효당을 방문했을 때는 여왕이 신발을 벗고 방 안으로 들어가는 등 한국의 예법을 존중하는 모습이 보도되면서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방한 당시 엘리자베스 여왕은 하회마을뿐 아니라 서울 인사동 거리를 방문하고 이화여대를 찾는 등 한국 국민들을 직접 만나는 일정을 여럿 가졌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내외가 청와대 영빈관에서 마련한 국빈만찬 답사에서 “오늘 보는 한국은 제가 왕위에 오른 1952년 당시 영국민이 알고 있던 한국과 많이 다르다”며 한국 국민들이 산산조각이 난 나라를 다시 세우고 세계 주요 산업국가 중 하나를 만들어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0일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1999.4.21 연합뉴스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0일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1999.4.21 연합뉴스
그러면서 “새천년 시대를 바로 앞둔 이 시점에 이뤄진 저의 방한은 양국관계의 힘을 상징하는 그런 방문”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엘리자베스 여왕은 한국 측 인사들에게 방한 당시 환대를 기억한다며 깊은 인상을 받았음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이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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