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장제원 손잡고 짧은 귓속말
정의당 ‘이XX 사과하라’ 피켓
尹, 사전 환담서 “사과할 일 안해”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설명하는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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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에 반발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보이콧’으로 불참해 의석 절반 이상이 비어 있었다. 지난 5월 취임 후 첫 시정연설에서 윤 대통령이 민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던 장면과 대조적이었다.
6명의 정의당 소속 의원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의석에 ‘부자감세 철회! 민생예산 확충!’, ‘이XX 사과하라!’는 등의 피켓을 붙였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예의를 지켜라”라고 소리치는 등 잠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오전 10시쯤 빨간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립해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윤 대통령이 연설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자 국민의힘 쪽에서 “힘내세요”라는 외침도 나왔다.
윤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18분 28초간 이어졌다. 이는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 ‘최단시간’으로 기록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연설 중 총 19차례 박수를 보내며 호응했다. 특히 “튼튼한 국방력과 일류 보훈, 장병 사기진작을 통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국가를 만들겠다”는 발언에서는 환호성도 나왔다.
연설을 마친 뒤 윤 대통령은 먼저 용혜인 기본소득당,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악수를 나눴다. 민주당을 탈당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과도 악수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허리 숙여 인사한 뒤 박수를 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의석을 돌며 악수와 인사를 나눴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어깨를 두드리며 손을 맞잡고 짧게 귓속말을 나누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국회의장석으로 가 김 의장과 악수를 나눈 뒤 본회의장을 떠났다. 피켓 시위를 한 정의당 의원들은 연설이 끝나자마자 본회의장을 떠나 윤 대통령과 마주치지 않았다.
한편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 앞서 약 20분간 김 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한덕수 국무총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과 최재해 감사원장, 국민의힘·정의당 지도부 등과 사전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불참했다.
윤 대통령이 환담에서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자, 김 의장은 “오늘 아침 국회 모습이 가장 좋은 모습으로 국민들께 비춰져야 할 텐데, 국회의장으로서 송구하다”고 했다. 민주당의 시정연설 불참을 일컬은 것으로 보인다.
환담은 3분 만에 비공개로 전환됐는데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환담장에 오면서 편하셨나. 사과에는 시기가 따로 있지 않다. 사과하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 대통령은 “사과할 일은 하지 않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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