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방지책 나와야 재개” 입장 유지
9시 출근마다 문답 형식 변화 필요성
도어스테핑 중인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27일 서울신문에 “재발 방지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도어스테핑 재개는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도어스테핑 중단의 직접적 계기가 된 지난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참모 간 충돌과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상황 변경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서로 입장이 다르더라도 (MBC가) 윤 대통령이 ‘F’로 시작하는 욕설을 한 것으로 기정사실화해 백악관에 공문을 보낸 행위만큼은 부적절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는 것 아니냐”며 “적어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MBC가 유감을 표명해야 대통령실도 도어스태핑 재개 등을 검토할 여지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현재 전면 폐지부터 재정비 후 재개까지 안팎의 다양한 여론을 종합하고 있다. 여러 의견이 나오지만 윤 대통령이 집무실로 나오는 오전 9시 출근 때마다 ‘의무적’으로 도어스테핑에 나서는 기존 형식에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중요한 현안이 없는 경우에도 윤 대통령과 취재진 사이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려운 질문과 답변이 오가며 도어스테핑의 원래 취지가 오히려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 1~2회나 아예 대통령 메시지가 필요한 때로 한정해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는 식으로 재정비하거나 윤 대통령이 현안이 있을 때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회견을 하는 형식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도어스테핑 횟수를 줄이돼 기자회견을 병행하는 식으로 대언론소통의 총량을 유지하는 것이다.
형식과 더불어 시점도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카타르 월드컵의 한국 국가대표팀 일정이 끝나거나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시점에 윤 대통령의 대언론 직접 소통이 재개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국정과제 대국민 보고대회 등에서 자연스럽게 도어스테핑 재개 또는 폐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언론과의 소통에 관심이 많다. 도어스테핑 의지와 취지를 살리고자 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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