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국회 곳곳 ‘보류’ 파열음...정기국회 마지막날 9일까지 처리될까

예산국회 곳곳 ‘보류’ 파열음...정기국회 마지막날 9일까지 처리될까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22-11-27 17:34
수정 2022-11-2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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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업무지원비 등 주요 사업 줄줄이 ‘보류’ 딱지
예산소위, 운영위·정무위·국토위 감액심사 남아
‘깜깜이’ 소소위에서 처리될듯…“보류항목은 여야 협상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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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제1차 2023년도 예산안 조정 소위원회에서 의원들이 관련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제1차 2023년도 예산안 조정 소위원회에서 의원들이 관련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첫 국회 예산 심사에서 주요 사업이 줄줄이 보류되는 등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인 12월 2일은 물론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다음달 9일까지도 예산안을 처리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여야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는 대통령실 업무지원비 등 윤석열 정부의 주요 사업을 보류 처리했다. 예결위 전체회의에 상정되기 전 소위 차원에서 각 상임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감액 처리한 사업의 대부분을 보류한 것이다.

지난 25일에는 대통령비서실 업무지원비 158억 700만원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인원이 줄었는데도 예산이 늘어난 점을 지적하며 감액을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을 엄호했다. 지난 24일에는 기획재정부의 내년도 정부 예비비 5조 2000억원이 보류됐다. 정부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과 코로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필요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지만 민주당은 건전재정 기조와 맞지 않다고 맞섰다. 지난 23일에는 공직자 인사 검증을 위해 법무부에 신설된 인사정보관리단에 대해 민주당이 삭감을 요구하면서 해당 예산이 보류됐다. 현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인 원전과 관련해서도 원자력 발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개발 사업 등이 보류됐다.

예산소위는 운영위·정무위·국토교통위원회 등 3개 상임위 감액 심사를 남긴 상태다. 지난 17일부터 감액 심사를 시작했고, 당초 23일부터 증액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줄줄이 보류 딱지를 붙이면서 연장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는 상임위 심사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기재위는 지난 16일에야 소위를 구성했고, 운영위는 지난 18일 예산결산심사소위에서 경호처 시행령 개정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설전을 벌이면서 파행했다. 운영위는 28일 예결소위를 다시 개최할 예정이다.

예산소위에서 보류된 항목은 여야간 협의체인 ‘소(小)소위’로 넘어간다. 여야 예결위 간사, 기재부 간부 등이 모여 예산안 증액과 감액 규모를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단계다. 소소위는 통상 감액 심사가 마무리되면 가동되는데, 법적 근거도 없고 외부에 협의 내용도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 ‘쪽지’ 심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증액은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증액 심사부터는 여당의 시간”이라며 “보류 항목은 소소위에서 여야 모두 협상카드로 쓰게 된다. 야당이 지역화폐 등을 증액하려면 여당 뜻대로 보류 항목을 처리해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내년도 예산안의 예결위 심사 기한은 이달 30일까지다. 이후 다음달 2일 본회의에서 처리돼야 하지만, 법정 처리 기한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태원 국정조사,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 등 여야 갈등이 고조된 만큼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까지 통과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여야가 협의해 임시국회 일정을 추가로 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회는 법정 처리 기한을 하루 넘긴 12월 3일에 예산안을 의결했고, 이후 민주당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이유로 임시국회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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