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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김용민 막말파문 확산… 민주, 해법 놓고 고심 중

‘나꼼수’ 김용민 막말파문 확산… 민주, 해법 놓고 고심 중

입력 2012-04-05 00:00
업데이트 2012-04-0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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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나는 꼼수다’ 진행자 출신 김용민 후보의 과거 막말 발언이 4·11 총선의 돌발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김 후보 논란의 불똥이 당과 전체 후보자들에게 상당히 부정적으로 미치는 것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5일 김 후보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아침전략회의에선 김 후보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지만 (지도부 차원에서)논의 중인 것 같다”고 답했다.

당 지도부는 선거일이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의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논란으로 자칫 지지율이 하락하지 않을까 속을 끓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새누리당이 이 문제를 계속 쟁점화하는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새누리당 이혜훈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이런 후보를 전략공천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어떤 입장인지 밝혀달라”며 민주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이 실장은 “김 후보는 강간·살인 등 보통사람이 입에 담기 무서운 말을 통해 사회 전반에 언어 성폭력을 일으켰다”며 “이런 후보에게 전략공천을 주고 꽃가마를 태우는 당이 어떤 당인지 국민들께서 분명히 알아달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에 청와대 민간인 불법사찰 이슈까지 제기하며 상당수 경합 지역구에서 박빙상태로 호전시켜두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돌발 악재가 부각돼 여간 부담이 아닌 것이다.

특히 ‘나는 꼼수다’를 청취하며 김 후보의 성향을 익히 파악한 젊은이들과 달리 ‘나는 꼼수다’를 듣지 않았거나 김 후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장년층과 노년층 유권자들이 돌아설까봐 민주당은 심히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 내부에서는 ‘김 후보를 사퇴시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우리 스스로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가 불거진 것은 2004년 인터넷 성인방송에 출연한 김 후보의 당시 발언이 새삼 알려지면서부터다.

김 후보는 2004년 12월 인터넷방송 라디오21 ‘김구라·한이의 플러스 18’ 코너에 출연, 테러에 대한 대책이라며 “미국에 대해서 테러를 하는 거예요. 유영철을 풀어가지고 부시, 럼즈펠드… 라이스는 아예 강간해서 죽이는 거예요”라고 발언했다.

또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을 사퇴시키기 위한 방안을 설명하며 “주한미군을 다 생포해 인질로 삼고 (부시 대통령이)48시간 내 사퇴하지 않으면 1명씩 장갑차로 밀어버리면 된다”면서 “연천 국도에서 사흘에 1명씩 보내면 지가 안 그만두고 어쩌겠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시청역 앞 노년층 시민과 관련, “지하철 시청역 같은 데는 한 4층 정도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 다 없애고, 그러면 엄두가 나지 않아서 시청을 안 오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든다”며 “지하철 2호선은 4층 정도 지하로 내려가야 되니 이걸 전부 계단으로 만들자”고 발언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후보는 지난 4일 블로그와 트위터에 게시한 동영상 등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김 후보는 “그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19금을 표방해놓고 누가 더 적나라하게 말을 하느냐로 낄낄대며 자랑하던 때가 있었다”며 “이 순간부터 김용민은 지난 과거를 반성하면서 모두 짊어지고, 갚으며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즉각 김 후보와 민주당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김무성 의원은 같은날 “김 후보는 성도착증 환자가 분명하다”며 “민주당은 공당으로서 김 후보 공천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훈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도 5일 “김 후보는 강간·살인 등 보통사람이 입에 담기 무서운 말을 통해 사회 전반에 언어 성폭력을 일으켰다”며 “이런 후보에게 전략공천을 주고 꽃가마를 태우는 당이 어떤 당인지 국민들께서 분명히 알아 달라”고 말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감지한 야권 인사들도 김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4일 “과거 동영상 발언을 접하면서 풍자와 야유에도 금도가 있어야 하고 우리 삶에서 인권감수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된다”며 “오프라인에서도 진심으로 다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초 김 후보에 대해 “사위 삼고 싶을 정도로 반듯한 사람”이라고 평했던 소설가 공지영씨도 같은날 트위터에 ‘김용민의 실언에 귀를 의심했다. 인간 김용민에 애정이 있기에 무거운 사과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같은 논란은 민주당은 물론 야권연대 동반자인 통합진보당 지도부에게도 부담을 안겼다.

소식을 접한 민주당 한명숙 대표는 4일 대전지역 유세 도중 “걱정이다”란 짤막한 답변으로 우려를 표했고,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 역시 5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후보가)아마 견디기가 괴로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이정희 대표는 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용민 후보 예전 발언이 문제로군요. 진보인사도 여성인권 인식이 낮을 수 있지만, 문제를 바로 보고 스스로를 바꾼다면, 점잖은 새누리당 후보에 비할 수 없이 낫다고 봅니다. 저는 김용민을 신뢰합니다’란 글을 올려 김 후보를 격려했다.

민주통합당이 논란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김 후보에 대한 처리문제를 어떻게 결정할지 주목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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