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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을 미봉인 투표함 28개… 민주측 항의로 유효투표 제외

강남을 미봉인 투표함 28개… 민주측 항의로 유효투표 제외

입력 2012-04-12 00:00
업데이트 2012-04-12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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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투·개표 현장 이모저모

11일 오후 7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학여울역 서울무역전시장(SETEC) 개표장에서 봉인 처리되지 않은 투표함 28개가 무더기로 나왔다. 문제의 투표함 바닥면에 봉인 도장이 찍히지 않았다. 또 2개는 테이프로 밀봉조차 돼 있지 않았다. 일원2동 제1투표소, 수서동 제4투표소, 개포4동 제4투표소 등 강남을 지역구 18개, 압구정동 등 강남갑 지역구 10개에서 나온 투표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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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 개표 중인 11일 저녁 서울 학여울역 무역전시장에서 정동영 민주통합당 강남을 후보 지지자 및 관계자들이 전면 개표 중지를 요청하며 항의하고 있다(왼쪽). 이날 정 후보 캠프 측이 문제를 제기한 투표함은 총 28개에 이른다(오른쪽). 뉴시스
19대 총선 개표 중인 11일 저녁 서울 학여울역 무역전시장에서 정동영 민주통합당 강남을 후보 지지자 및 관계자들이 전면 개표 중지를 요청하며 항의하고 있다(왼쪽). 이날 정 후보 캠프 측이 문제를 제기한 투표함은 총 28개에 이른다(오른쪽).
뉴시스
미봉인된 투표함은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 측 개표 참관인이 발견했다. 개표가 일시 중단됐고, 여야 참관인들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졌다.

정 후보 측은 “투표함에 손대지 말라.”며 소리쳤고,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 측은 “개표를 위해 누가 뜯었을지 모른다. 문제 없다.”고 맞받았다.

정 후보 측은 “대치2동 제1투표소 투표함은 자물쇠가 잠겨 있지도 않았다.”며 문제의 투표함 모두를 유효투표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또 “문제가 있는 4개 투표함을 이미 개표해 버렸다.”며 전면 개표 중단을 요구했다.

●선관위 “고의성 없고 부주의 문제”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문제가 없는 투표함에 대한 개표를 일단 강행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급하게 투표함을 밀봉해서 가져오는 과정에서 좀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면서 “고의성은 없고 부주의로 인한 문제”라고 해명했다. 이어 “과거 철로 된 투표함과 달리 최근에는 조립식 투표함을 사용하는데, 테이프를 사용하고 도장을 찍는 것이 원칙이지만 도장을 찍지 않은 것이 법적으로 저촉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날 정상적인 투표함에 대한 개표가 모두 끝난 뒤 문제가 된 투표함을 두고 참관인들간 논의를 거쳐 투표함을 열 예정이었다.

정 후보 측 지지자들은 밤 늦게까지 “선거무효, 개표 중단”을 외치며 개표소 앞에서 항의했다.

한편 이날 전국 투표소에는 사할린 동포, 북한 이탈주민 등 전국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사할린 영주귀국 동포들의 거주지인 경기 안산시 사1동의 ‘고향마을’에서는 700여명에 이르는 70대 이상의 동포들이 성안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이들은 선거 때마다 90%대의 높은 참여율을 보인다고 안산시는 밝혔다.

●마라도, 강정마을 주민들도 한 표 행사

대구 달서구 월성2동 학산종합사회복지관 제3투표소를 찾은 북한 이탈 주민 장모(37·여)씨는 “남한으로 넘어온 이후 처음 투표다. 북한과는 달리 여러 후보 중 1명을 고를 수 있어 신기하다.”고 말했다.

제주도 최고령으로 알려진 신행년(112) 할머니는 오전 10시쯤 셋째 며느리와 함께 제주시 한림읍 한림2리복지회관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박수를 받았다. 갑자기 낀 짙은 안개로 여객선 운항이 끊기면서 투표소에 갈 수 없게 된 진도군 조도면 라배도와 모도 주민 66명은 긴급 투입된 행정선으로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갈등이 계속되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도 투표 행렬은 이어졌다. 귀포시 대천동 제1투표소인 강정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별다른 마찰 없이 투표를 마쳤다. 국토 최남단 섬 마라도의 주민 김신형(65·여)씨는 20분간 정기 여객선을 타고 서귀포시 대정읍 제8투표소로 나왔다. 그는 “배를 타고 오는 불편이 있어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투표를 해야죠.”라고 말했다.

선관위 홈페이지의 투표소 약도가 틀려 당황해하는 유권자들도 적지않았다. 서울 동작구 상도1동 제4투표소, 마포구 염리동 제1투표소,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제2투표소 등에서 선관위 안내문의 위치에 착오가 있었다. 부산 동래구 사직2동 제2투표소는 위치를 표시한 인쇄물이 흐릿해 유권자들이 찾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 이영준·대구 한찬규·제주 황경근기자

apple@seoul.co.kr

2012-04-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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