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하이라이트] 野 “김이수 사퇴해야” 책상 치고 고성… 헌재 국감 파행

[국감 하이라이트] 野 “김이수 사퇴해야” 책상 치고 고성… 헌재 국감 파행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17-10-13 23:10
수정 2017-10-14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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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소장 대행체제 적절성 공방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13일 헌법재판소 국정감사는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체제 유지 결정을 문제 삼은 야당 의원들의 반발로 파행됐다. 김 권한대행은 인사말조차 못하고 1시간 30분가량 여야 공방만 바라보다 회의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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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이수(가운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시작 1시간 30분 만에 정회가 선언되자 국감장을 떠나고 있다. 이날 국감은 김 권한대행 체제의 적절성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갈등이 격화해 시작도 하지 못한 채 끝이 났다. 이호정 전문기자 hojeong@seoul.co.kr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이수(가운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시작 1시간 30분 만에 정회가 선언되자 국감장을 떠나고 있다. 이날 국감은 김 권한대행 체제의 적절성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갈등이 격화해 시작도 하지 못한 채 끝이 났다.
이호정 전문기자 hojeong@seoul.co.kr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야 간사들과 회의를 하고 “오늘 국정감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헌재 국감은 첫 순서인 김 권한대행의 인사말에 앞서 야당 의원들이 김 권한대행 체제의 적절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부터 파행이 예고됐다. 오전 10시 국감 시작과 함께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청와대는 김 권한대행 체제를 (김 재판관이 퇴임하는) 내년 9월까지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면서 “김 권한대행 체제에서 국감을 치르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국감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재판관은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커녕 헌법재판관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며 “업무보고를 받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권한대행 체제에 대한 문제 제기를 넘어 개헌 과정에서 헌재가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치며 책상을 두드리고 고성을 질렀다.

여당은 야당이 억지를 부린다고 맞섰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진태 의원은 뭘 믿고 그러는 것이냐”면서 “헌재를 없애자는 막말까지 했는데 이는 오로지 한 사람 ‘503’, 법무부에 가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위한, 그분에 의한, 그분의 발언이라 생각한다”고 대응했다. 이어 야당이 김 대행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탄핵 당시) 세월호 생명권을 지적한 김 재판관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금태섭 의원도 “청와대는 한 번도 내년 9월까지 지명을 안 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일부 언론에서 추측했을 뿐”이라며 “야당 의원들이 잘못된 사실관계에 근거해 주장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권 위원장은 오전 10시부터 1시간 30여분간 설전이 이어지자 정회를 선언하고 여야 4당 간사회의를 소집했다. 민주당은 김 권한대행 체제의 법리적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김 권한대행이 사퇴하지 않으면 국감을 진행할 수 없다며 ‘국감 보이콧’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민주당이 야 3당의 의견을 존중해 단독 국감을 진행하지 않기로 하면서 헌재 국감은 인사말도 진행하지 못하고 끝났다. 한편 여야 법사위 간사는 향후 헌재 국감 일정과 관련해 종합국감 이전에 실시하는 방안을 두고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7-10-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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