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6자” 환승외교

“이젠 6자” 환승외교

입력 2010-06-17 00:00
업데이트 2010-06-17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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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중국 등 북핵 6자회담 관련국들이 ‘포스트(post)천안함’, 즉 천안함 사태 해결 이후의 구상을 일찌감치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좁혀 말하면, ‘천안함 사건→북핵 6자회담 재개’로의 환승(換乘) 외교다. 정부 소식통은 “6자회담 관련국 사이에는 천안함 사건을 조속히 정리하고 ‘천안함 이후 국면’으로 진입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면서 “이달 안에 안보리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엔 이런 기류가 녹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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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동안 우리 정부의 조사결과 검증 요청을 거절했던 중국이 15일(한국시간) 유엔에서 진행된 민군 합동조사단의 브리핑에 참석한 것도 안보리 결론이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했다. 또 “뉴욕의 안보리 이사국 대사들이 이번 주말부터 1주일 동안 아프가니스탄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우지만, 이사국 외교부 채널로는 협의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안보리 결론이 급선무이지만, 안보리에서 대북 징계에 대한 결론이 나오면 본격적으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 결론에 따라 기존에 우리 정부가 천명한 대북 제재안을 적절히 실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참가국들간 움직임이 병행될 것이라는 얘기다.

외교가에서는 안보리에서 중국의 대북 징계 동참을 끌어내기 위한 반대급부로 한·미가 6자회담 재개 카드를 제시했다는 관측도 있다. 나아가 ‘안보리 대북규탄 의장성명 채택→6자회담 재개→북한의 천안함 사태 유감 표명’ 같은 시나리오도 회자되고 있다. 이른 바 ‘천안함 연착륙론’이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반대급부를 노골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촌스러운 일”이라며 “대신 이심전심으로 중국과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교감이 있는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천안함 조기 연착륙론은 6자회담 관련국 모두에게 매력적이다. 미국은 자신들의 이해가 더 깊숙이 걸린 북핵 문제로 과녁을 옮기고 싶은 마음이 급하다. 중국은 천안함 사태로 상실한 동북아의 주도권을 자기네가 의장국인 6자회담을 복원시킴으로써 회복하고 싶어한다. 한국 입장에서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와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천안함 사태를 질질 끄는 게 유리하지 않다. 16일 밤 방한한 커트 켐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우리 정부와 물밑으로는 환승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 한편에서는 현재 남북관계가 극도로 험악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6자회담이 재개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상반된 관측도 나온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10-06-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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