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곳마다 구름인파···인기 실감
영화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방한 이틀째인 15일 바쁜 하루를 보냈다.우리나라에는 근육질의 영화배우로 너무나 잘 알려진 탓에 가는 곳마다 취재진과 그를 보려는 인파들로 붐볐고,평소 잘 알고 지낸 이처럼 친근하게 그를 맞았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방문 이틀째인 이날 그는 오전 일찍부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영화에서 자신이 연기했던 미래에서 온 기계인간과 같은 에너지를 뽐냈다.
그의 둘째날 스케줄은 오전 7시 서대문구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FTA민간대책위원회가 연 조찬강연 참석부터 시작됐다.
그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및 박영주 한국무역협회 비상근부회장 등 관계자들을 만나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그는 FTA가 미국 의회에서 조속히 비준돼야 한다며 외모 만큼이나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어 김 본부장 등과 환담하는 가운데 “‘아널드’라는 이름이 우리나라에서는 ‘악의 세력에 맞서고 선과 정의의 편에 선 인물’을 상징한다”거나 “오늘 아침 아내로부터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악수하면 손을 씻지말고 오라’는 말을 들었다”는 등 한국측 관계자들의 다소 낯간지러운 찬사가 이어졌다.
슈워제네거 지사는 같은 장소에서 이어 열린 ‘2013 스페셜 올림픽 세계동계대회 평창유치 선포식’에도 얼굴을 내비쳤다.
스타 출신 고위공직자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유인촌 문화부 장관,화려한 미모로 이름난 나경원 의원,중국 영화배우이자 스페셜 올림픽 홍보대사인 장쯔이,전설적인 체조스타 출신 나디아 코마네치 등이 자리를 함께 했지만 청중의 시선이 집중된 인물은 다름 아닌 ‘터미네이터 주지사’였다.
아널드 주지사는 잠시의 쉴틈도 없이 반포동 JW 메리어트호텔로 자리를 옮겼다.LA 상공회의소와 캘리포니아 주지사실이 주최한 ‘캘리포니아 무역 및 관광협력 증진을 위한 리셉션’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 곳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및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캘리포니아 투자와 관련한 얘기를 나눴다.
정 회장으로부터는 현대차그룹이 1억5천만달러를 들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현대차 판매법인 사옥을 신축하겠다는 투자를 이끌어 냈으며,조 회장과는 한진그룹이 LA 윌셔 그랜드 호텔을 첨단 호텔·오피스 건물로 변모시키는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진그룹은 LA의 지상 15층,지하 3층의 윌셔 그랜드 호텔과 오피스 빌딩을 10억 달러의 공사비를 투입해 지하 8층과 지상 45층 및 65층의 환경 친화적인 호텔과 오피스 타워로 재개발을 하고 있다.
그는 식사 후 KTX 탑승 체험으로 오후 일정을 시작했다.
고속철도 사업 추진차 방문한 자리인 만큼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KTX-산천을 탑승하기 위해서였다.
서울역에서 천안아산역으로 출발하는 KTX-산천에 올라 우리나라 고속철도 기술개발과 운영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정일영 교통정책실장의 안내로 KTX에 오른 그는 조종실을 둘러보는 등 한국 고속철도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서울로 돌아오는 열차에서 시승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청와대도 방문한다.
이 대통령과 그는 캘리포니아주 고속철도 건설의 우리 업체 참여 방안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여건 조성을 포함한 캘리포니아주와의 경제 협력관계 증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라성 같은 한국의 명사들을 만나고 굵직굵직한 사업 프로젝트를 논의하면서 한국에서 숨가쁜 1박2일의 일정을 마친 아놀드 주지사는 이날 밤 캘리포니아로 돌아갈 예정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