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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 여명’으로 살펴본 작전명의 ABC

‘아덴만 여명’으로 살펴본 작전명의 ABC

입력 2011-01-23 00:00
업데이트 2011-01-2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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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청해부대의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아덴만 여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군의 작전이름 명명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군사작전명은 군사행동의 대상과 목표, 시간대별 시나리오와 돌발상황에 대한 대비책 등을 담은 기획과 행동 모두를 아우르는 표현이다. ‘아덴만 여명’의 경우 하루 중 해적들의 주의력과 바이오리듬이 가장 떨어지는 새벽시간대를 노려 아덴만에서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은 군사 작전명을 짓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작전명은 일반적으로 작전을 총괄하는 합동참모본부에서 짓는데, 떠오르는 이름을 짓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모든 자료를 검토한다.”면서 “작전 성격을 잘 나타내도록 하기 위해 공중 작전에는 새를, 해상 작전에는 바다와 관련된 표현부터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작전명을 차용하거나, 잔인한 표현으로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은 금물이다. 작전명 자체가 언론을 통해 대외적으로 공표되면서 군사행동 자체에 명분을 부여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직후 한·미 양국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내 미루나무를 잘라낸 작전은 ‘폴 버니언’이었다. 폴 버니언은 도끼 하나로 나무 81그루를 자르고 로키산맥을 평지로 만든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영웅이다. 단순히 나무 한 그루를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담고 있는 작전명이었던 셈이다. 지난해 7월 열린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작전명은 ‘불굴의 의지’였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양국의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군사활동에는 어김없이 작전명이 붙여지고 있다. 작전명에 가장 큰 의미를 두는 것은 ‘세계의 경찰’을 자부하며 해외에서 많은 군사활동을 벌이는 미국이다. 미국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2003년 개시한 이라크전의 최초 작전명은 ‘이라크의 자유’였다. 반전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실질적인 목적보다는 이라크 국민에게 자유를 준다는 ‘대의 명분’이 전세계적인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작전명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1991년 걸프전 작전명 ‘사막의 폭풍’이다. 당초 걸프전의 작전명은 이라크의 공격을 받은 쿠웨이트를 지킨다는 의미의 ‘사막의 방패’였지만, 전략 자체가 공세적으로 수정되면서 ‘사막의 폭풍’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막의 폭풍은 CNN방송의 전쟁 생중계를 통해 전쟁 역사를 통해서나 알려지던 작전명을 대중의 관심 속으로 끌어낸 결정적인 계기로 평가된다.

 그러나 2001년 9·11 테러 이후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를 겨냥한 아프간 테러전의 작전명 ‘항구적 자유’의 경우는 어려운 용어와 지나치게 추상적인 표현으로 작전의 실패 만큼이나 많은 비난을 받았다. 반면 테러에서 미국 본토를 지키는 작전은 ‘노블 이글(당당한 독수리)’로 이름지었고, 실제로 강한 미국을 상징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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