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이지메’ 근절대책 없나

軍 ‘이지메’ 근절대책 없나

입력 2011-07-06 00:00
업데이트 2011-07-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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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열외ㆍ집단따돌림 등 음성적 만연”



동료에게 총격을 가한 해병대 2사단 김모 상병(19)의 사건을 계기로 군내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이지메’를 근절하는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병대 병사들 사이에서 이른바 전통으로 알려진 ‘기수 열외’는 일종의 집단 따돌림으로 이를 당해본 경험자들은 인간적인 모멸감과 수치심 등 심적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증언하고 있다.

해병대를 비롯한 육ㆍ해ㆍ공군은 최근 병영 인권과 장병 기본권이 강화되면서 잘못된 병영문화는 대부분 사라졌다고 주장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와 전역자들의 증언은 그렇지 않다.

해병대 전역자들이 개설한 카페에는 군 복무 시절 자신들이 겪었던 기수 열외 등의 폐해를 생생하게 전하는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

해병 793기 출신이라는 한 예비역은 6일 “자대 배치된 순간부터 구타에 협박..지금도 변한 것이 없다”면서 “못된 것을 물려준 선배들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육군 신병훈련소에서도 이지메가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외국에서 대학을 마쳐 우리 군대 분위기에 생소한 훈련병과 행동이 굼뜬 훈련병들이 이지메의 표적이 된다고 한다.

훈련병들은 대체로 사회에서 격한 운동을 하지 않다가 훈련소에 입소해 5주간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조교들이 이런 훈련병을 지정해 다른 훈련병들로 하여금 집단으로 따돌리도록 유도한다는 의심을 살만한 사례가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부대에서는 부대 생활과 관련한 시간대별 생활요령 등을 암기토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체벌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고 계급별 기상 시간에 차이를 두는 일도 빈번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병이 가장 먼저 일어나고 이후 일병, 상병, 병장 등의 순서로 기상하는 잘못된 서열주의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 법무관리관실은 최근 장병 인권 및 기본권 보장을 위해 ‘지휘관용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일선 부대 지휘관들에게 보급했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전했다.

이 자료는 장병 사생활 보장과 구타 및 가혹행위 금지, 차별 금지, 종교활동 보장, 사적인 지시 금지, 진료권 보장 등 군내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10대 항목을 간추려 지휘관들에게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휘관은 병영생활의 지도 및 군기 확립을 구실로 구타와 가혹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부하를 지도, 감독해야 하고 구타 사건이 발생하면 형사 처벌과 징계처분, 규정에 따른 얼차려 등을 시행해야 한다.

장병의 동의 없이는 수양록이나 편지, 일기 등을 읽어서는 안 되고 보안 검열을 이유로 본인 동의 없이 간부 숙소를 점검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다.

특히 지휘관이 자신의 대학원 과제나 논문을 작성하도록 부하에게 요구하거나 행정병에게 매일 밤 라면을 끓이도록 하는 등의 사적 지시는 해서도 안 되고 부하도 이런 부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사적 지시는 형법상 직권 남용죄에 해당해 형사 처벌이나 징계처분을 받을 수 있지만 군내에서는 음성적으로 이런 사적 지시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휘관이 잘못된 습관을 버리지 않을 경우 부대 관리 뿐아니라 부대에서 근무하는 ‘관심 병사’들에 대한 지도가 소홀하게 마련이고 이는 각종 사고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병사가 부대에 배치되면 소대장 등 지휘관이 면담해서 가정형편과 성격, 개인생활기록부 내용, 인성검사 자료 등을 토대로 관심병사를 A, B, C 등급으로 나눈다. 자대에 막 배치되는 이병은 자동으로 관심병사로 분류되고 있다.

군당국이 관심병사의 구체적인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육군은 40여만명 중 5% 미만, 공군은 3만여명 중 0.8%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육군 등의 규모를 감안하면 전군의 관심병사는 2만명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관심병사 가운데 현역병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고 조기 전역한 병사는 2006년 382명에서 2007년 453명, 2008년 472명으로 차츰 늘다가 2009년에는 894명으로 껑충 뛰었다. 작년에는 935명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385명이 조기에 전역했다.

작년의 경우 육군에서 842명, 해군 27명, 공군 41명, 해병대 25명 등이 조기에 군을 떠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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