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한·미 FTA 비준 어떻게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상정하려 했으나 야당 의원들의 회의장 점거로 실패했다.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상정을 위해 소집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앉은 이 왼쪽부터), 민주당 정동영, 민노당 이정희, 민주당 유선호 의원 등이 의장석을 점거하자 남경필(왼쪽) 외통위원장이 앞에 서서 이들을 설득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10·2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무리수를 두지 않으려는 판단에 따라 물리적 충돌 없이 6시간여 만에 여야 간 대치가 일단락됐으나 한·미 FTA 비준안 앞에 놓인 험로를 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외통위 파행은 전체회의를 30분 앞둔 오전 9시 30분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등이 외통위원장석을 점거하면서 시작됐다.
이 때문에 오후 2시 30분쯤 남경필 외통위원장이 점거된 위원장석 앞에 서서 회의를 진행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한나라당이 비준안 상정을 강행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때 여야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가는 설전이 벌어지는 등 험악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점거 사태는 오후 3시 30분쯤 풀렸다. 남 위원장이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지난 17일에 이어 20~22일 사흘간 다시 ‘끝장 토론’을 가진 다음 비준안을 상정하기로 합의하면서다. 남 위원장은 “꼴불견을 보여드려 국민들께 죄송하다.”면서 “위원장석을 강제 점거하고 소수가 힘으로 막는 것은 오늘까지만 참겠다. 앞으로는 용납하지 않고 내가 막겠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11-10-19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