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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까모 테러범’ 주장… 남북 진실공방 양상

’동까모 테러범’ 주장… 남북 진실공방 양상

입력 2012-07-20 00:00
업데이트 2012-07-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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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정보기관 사주” Vs. “사실무근..선전선동”

김일성 동상을 파괴하려 했다는 이른바 ‘동까모’(김일성 동상을 까는 모임) 테러범의 진위를 놓고 남북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탈북자 출신으로 확인된 전영철씨(52)는 19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남한 내 탈북자 단체인 ‘동까모’와 남측 정보기관, 미국의 사주로 국경지방의 김일성 주석 동상을 파괴하려다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남측 정보기관과 미국이 북한의 ‘최고 존엄’인 김일성 동상 파괴를 통해 ‘김정은 체제’를 흔들고 북한 내부에 혼란을 조성하려 했다는 것이다.

전씨는 테러를 사주했다는 북민전(북한인민해방전선) 김성민 대표와 남측 정보기관 소속이라며 고모, 심모씨 등 특정 인물의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제시했다.

그는 남측 관계자들로부터 보온병 형태의 폭발물 투척기와 원격조정기를 이용한 동상 폭파계획을 설명받았다고 주장하는 등 상당히 구체적인 진술을 내놨다.

우리 정부 당국의 확인결과, 기자회견에 등장한 전씨는 실제 탈북자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4월 중국으로 탈북해 약 7개월 후인 같은 해 11월 국내로 입국한 뒤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에서 거주해온 인물이라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남측 정보기관 등의 사주로 동상 테러를 계획했다는 전씨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면서 북측의 전형적인 ‘선전선동술’로 일축했다.

전씨가 특정 인물의 신상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서도 명의를 도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정원은 특히 전씨가 남측 정보기관원이라고 주장한 고모, 심모 씨 등에 대해 그런 사람은 국정원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씨가 언급한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작년 초께 전씨를 한번 만난 사실은 있지만 자유북한방송이나 북민전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해왔고, 동상 파괴와 관련해 얘기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전씨가 다시 찾아오거나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 어떤 목적을 갖고 찾아왔던 것 같기도 하다”면서 “동까모는 실체가 있는 단체이지만 실제 동상을 파괴하려고 한 것은 아니고 북측에 스트레스를 주려고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씨의 주장에 대해 “북측이 만든 쇼”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 당국과 김 대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공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그가 탈북자 출신이고 제시한 내용이 꽤 구체적이며, ‘동까모’가 실제 존재하고 있다는 점 등이 그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보기관의 개입이 없을지라도 남측 탈북자 단체가 자체적으로 일을 계획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일부 탈북자들은 전씨가 동상파괴를 자신이 해보겠다고 ‘동까모’를 찾아왔지만, 전씨를 탐탁지 않게 생각해 임무를 주지 않았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고, 미국의 비영리단체 기금을 지원받는 국내 탈북자 단체가 실적을 내려고 자체적으로 일을 꾸몄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함께 북측이 전씨를 일부러 탈북자 단체에 접근시켜 ‘자작극’을 벌였을 개연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번 전씨 사건을 계기로 탈북자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남측 정보기관의 사주로 테러 기도를 했다는 전씨의 주장을 논외로 치더라도 탈북자 출신인 전씨가 중국을 통해 재입북했기 때문이다.

탈북 여성인 박인숙씨도 지난 5월 중국을 통해 재입북해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정부조사 결과, 북측이 재북 가족을 이용해 박씨를 위협한 정황이 확인됐다.

탈북자가 재입북해 북측에서 기자회견까지 한 것은 전씨와 박씨, 2000년 재입북했다 남한으로 다시 넘어온 유태준씨 등 3명이다. 이들 외에도 탈북자 가운데 재입북한 사례는 정부가 확인한 것만 적어도 수건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탈북자의 신변안전과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 수가 2만4천여명에 달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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