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기무사령관 전격 교체 배경놓고 ‘설왕설래’

軍, 기무사령관 전격 교체 배경놓고 ‘설왕설래’

입력 2014-10-08 00:00
업데이트 2014-10-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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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의 사건사고에 대해 기무·헌병 문책성 인사”

올해 후반기 장성 진급 인사가 발표된 지난 7일 일선 군부대 영관장교와 장성들은 오후 6시가 넘도록 퇴근하지 못했다.

지난 6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던 군 인사가 다음날로 미뤄지면서 온종일 인선 결과에 촉각을 세우며 서울 쪽만 쳐다본 채 퇴근을 미뤘던 것이다.

인사 발표가 지연되면서 군 수뇌부 내에서 인사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부터 청와대와 국방부간 막판 진통이 있다는 관측까지 나돌기도 했다.

발표될지 말지 온종일 말들이 오간 가운데 오후 6시30분께 발표된 인사에서는 이재수(육사 37기) 국군기무사령관의 교체가 단연 두드러졌다.

이 사령관은 취임 1년 만에 전격 교체됐다. 통상적으로 기무사령관은 1년 반에서 2년 이상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는데 전임 장경욱 전 사령관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낙마한 것이다.

군내에서 도는 이 전 사령관의 교체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먼저, 22사단 총기난사 사건과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 등 최근 일련의 각종 사건·사고에 대해 기무사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관측이 있다.

일선 부대에서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기무사가 곪아 터진 병영 악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물었다는 것이다.

국방부도 인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무사령관은 최근 군내 발생한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과 관련해 적시 적절하게 지휘 조언을 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감을 느껴왔으며 보직된 지 1년이 경과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야전 경험이 부족한 이 전 사령관을 야전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보직키로 한 것은 향후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가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헌병 인사도 문책성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군은 이번 인사에서 헌병 병과장인 육군 헌병실장을 임명하지 않았다. 특히 국방부 조사본부장으로 보직되는 이종협(육사 42기) 준장 진급자는 임기제(2년)로 진급했다.

통상적으로 국방부 조사본부장은 일반직 소장으로 진급해 보임하는 데 이례적으로 임기제 진급 준장을 소장 직위에 보직하게 된 것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특징은 기무와 헌병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봐야 한다”면서 “일련의 각종 사건 사고에 대해 양 기관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의 1차 조사 책임이 있는 헌병은 이번 사건 조사 과정에서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조현천(육사 38기) 국군사이버사령관이 신임 기무사령관으로 발탁된 배경에 대해서도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인사’가 주특기인 조 사령관은 군내에서 인품과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때 하나회에 뒤이은 군내 대표적인 사조직인 ‘알자회’ 멤버였다는 소문도 있다.

군내 사조직으로 하나회, 알자회, 나눔회 등이 있었지만 지금은 자취를 감췄다는 게 군 인사들의 전언이다.

조 사령관은 대선 개입 여부로 몸살을 앓았던 사이버사령관 직무를 수행하면서 조직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워낙 과묵하고 나서지 않는 성격 때문에 군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던 인물이다.

이런 성격 탓에 기무사령관으로 발탁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예비역 장성은 “인사가 주특기인 조현천 기무사령관의 발탁은 그간 특정 인맥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군 인사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측면이 강하다”면서 “특정 인맥에 쏠리지 않은 장점 때문에 기무사령관으로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뚝심이 강한 한민구 장관이 ‘무색무취’하다는 평가를 받는 조 사령관을 발탁한 것은 김관진 전 장관 재임 시절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았던 군 인사를 의식한 측면이 강한 것 같다”면서 “내년 4월에 단행될 전반기 장성 진급 인사를 보면 한 장관의 인사 스타일이 뚜렷하게 나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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