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 발표 9개월 만에 ‘사드 굳히기’… 작전운용 ‘결심’만 남았다

배치 발표 9개월 만에 ‘사드 굳히기’… 작전운용 ‘결심’만 남았다

박홍환 기자
입력 2017-04-26 22:20
수정 2017-04-26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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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반입 과정과 향후 전망

주한미군이 사격통제레이더(AN/TPY2)와 이동식 발사대 등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들을 26일 새벽 전격적으로 경북 성주골프장 내 사드 부지에 반입한 것은 국내외 정치·외교적 상황과는 무관하게 사드 배치 문제를 완결 짓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풀이된다. 각종 장비들을 연결만 하면 곧바로 작전운용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한국 대통령 선거 결과나 중국의 반발 등을 신경 쓰지 않고, 사드 배치를 끝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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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통 경계 속 사드 장비 반입
철통 경계 속 사드 장비 반입 사격통제레이더(AN/TPY2)와 이동식 발사대 등 사드 핵심 장비를 실은 트레일러가 26일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주민과 원불교 신도·성직자 등은 장비 반입을 박고자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성주 연합뉴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 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장비부터 반입한 것은 절차적 정당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어 한동안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우, 다음 정부가 사드 문제를 결정지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대선 결과에 따라서는 한·미 간 갈등 요인으로 대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드 장비 전격 반입 과정에서 한·미 양국 국방 당국은 사전에 어떤 언질도 내비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 측에서는 “한국 차기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며 사드 배치가 대선 이후로 늦어질 수 있다는 신호를 내보내며 혼선을 야기하기도 했다. 우리 측도 “대선 전 배치를 거론한 적이 없다”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입장을 취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장비 반입 직후 양국 국방 당국은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며 사드의 조속한 배치가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우리 측은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사드 체계의 조속한 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미 양국이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도 “방어 체계인 사드 배치 완료가 가능한 한 빨리 실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대한 빨리 사드 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사드의 작전운용은 이제 ‘결심’의 문제로 보인다. 주한미군이 이날 0시부터 5시까지 반입한 사드 장비는 발사대 2기, 사격통제레이더, 포대통제소, 요격미사일 등이다. 대부분의 장비를 완성품 형태로 들여왔기 때문에 장비들을 부지 내에 안착시키고, 선만 연결하면 즉각 시험 가동에 들어갈 수 있다. 통상적으로 1개 사드 포대의 발사대는 6~9기로 알려졌지만 괌 기지의 경우 2기만 설치돼 있다는 점에서 성주에서도 정상 가동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군의 한 소식통은 “미군은 일단 각종 성능테스트 등 초기 작전운용에 필요한 사항을 검증, 확보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포대 운용병력 200여명도 이미 입국한 상태여서 발사대를 안치시킬 곳을 콘크리트를 이용해 평탄하게 만들기만 하면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도 시범 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환경영향평가 등도 큰 걸림돌은 되지 않을 전망이다. 국방부 측은 환경부에 절차를 최소화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신청한 상태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방부가 전자파 논란 등을 감안해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고,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하면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2017-04-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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