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긴장하게 만든 트럼프의 ‘이상한’ 악수들

문재인 대통령 긴장하게 만든 트럼프의 ‘이상한’ 악수들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7-06-30 20:27
수정 2017-06-3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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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기이한 악수는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재 환영만찬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첫 악수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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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의 악수 외교
다섯번의 악수 외교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간 상견례 및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한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으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트럼프 대통령은 악수와 동시에 왼손을 문 대통령 오른쪽 어깨에 1초 정도 가볍게 올렸다 내렸다. 문 대통령도 왼손으로 트럼프 대통령 오른팔을 가볍게 쥐었고 오른손으로 4초가량 악수를 했다. 백악관 도착에서 환영 만찬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 부부를 환대했고, 총 5번의 악수 모두 화기애애한 모습이 연출됐다.
일반적인 인사법인 악수에 세계인들의 이목이 쏠렸던 까닭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다른 정상들과의 만남에서 돌발적인 악수 자세로 여러 차례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트럼프와 가장 먼저 만났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9초간 이어진 긴 악수에 “나를 봐 달라(Please, Look at me)”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인사라기보다 힘겨루기처럼 보였다는 언론의 보도가 이어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아예 악수를 나누지 않았다. 3월 개최된 정상회담에서 사진 기자들의 악수 요청에 메르켈 총리가 “악수할까요?”라고 물었지만 트럼프는 못 들은척 악수를 하지 않고 얼굴을 찌푸렸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만나 손을 꼭 쥐고 토닥인 것과는 매우 상반된 모습이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의 악수를 재치있게 상대했다. 트뤼도는 악수를 청하려는 트럼프의 어깨 부위를 왼팔로 잡은 뒤 악수를 시작했다. 왼팔을 트럼프의 어깨 올려 놓자 가벼운 포옹을 하려는 듯한 자세가 됐고 친밀함과 당당함이 묻어났다는 평을 얻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오히려 트럼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앞두고 트럼프를 만나 약 6초 동안 이를 악물고 경직된 얼굴로 서로 손을 강하게 잡았다. 트럼프가 처음으로 먼저 손을 놓으려 했지만 마크롱이 다시 한번 손을 움켜쥐고 흔들었다.

마크롱은 며칠 뒤 프랑스 언론 인터뷰에서 “그 악수는 순수한 행동이 아니었다. 진실의 순간이었다. 비록 상징적인 것일지라도 작은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전략이 있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가장 기이한 트럼프의 악수법은 닐 고서치를 대법관 후보로 발표했을 때였다. 공식석상에서 판사의 몸 전체를 자기 쪽으로 세 번씩 끌어당겼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의 보좌관이었던 샘 넌버그는 “대통령이 여러 세계 지도자들과의 만나는 장면이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 굉장히 잘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정권의 테마인 아메리카 퍼스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까지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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