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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韓, 美 요구에 굴복… 정치적 의지 부족”

이란 “韓, 美 요구에 굴복… 정치적 의지 부족”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21-01-11 21:14
업데이트 2021-01-12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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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차관, 선박 억류 신속 해결 요구
이란 “동결 자금 해결돼야 관계 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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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왼쪽) 외교부 1차관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 차관이 10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혁명수비대에 억류된 한국 선원 관련 교섭에 앞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테헤란 EPA 연합뉴스
최종건(왼쪽) 외교부 1차관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 차관이 10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혁명수비대에 억류된 한국 선원 관련 교섭에 앞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테헤란 EPA 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선박을 억류한 지 6일 만에 한·이란 간 외교차관 회담이 열렸지만 이란 정부는 동결 자금에만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은 “한국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다”며 불만을 표시하는가 하면, 회담 내용을 공개하며 한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11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전날 오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과 회담을 열고 조속한 선박 억류 해제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아락치 차관은 “선박 억류는 오직 기술적, 환경오염 문제”라면서 “이란 사법부가 이 사건을 다루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케미호를 억류한 것은 해양 오염 때문이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 차관이 (면담에서) 해양오염 등 기술적인 문제라면 조속히 증거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반면 아락치 차관은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70억 달러(약 7조 6000억원) 자금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이란 정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아락치 차관은 “한국의 행동은 미국의 몸값 요구에 굴복한 것일 뿐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면서 “이란과 한국의 양자 관계 증진은 이 문제(자금 동결)가 해결된 뒤에야 의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이란의 자금이 동결된 것은 잔혹한 미국의 대이란 제재 부과라기보다는 한국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한국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이란이 강경하게 나온 것은 이란 내 강경파 입김이 세진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모욕을 당할 필요가 있었다”는 강경파 인사의 발언이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도된 것처럼 강경파를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최 차관은 일단 12일까지 이란에 머물며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을 비롯해 주요 인사를 두루 만날 계획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측 고위 관계자와의 면담도 추진하지만 억류 주체인 혁명수비대 쪽과 만나는 일정은 잡혀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21-01-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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