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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보란 듯… 한복 입은 美대사대리 “한국 하면 한복”

中 보란 듯… 한복 입은 美대사대리 “한국 하면 한복”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02-09 03:10
업데이트 2022-02-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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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인증샷 올려

코르소 “한국 하면 떠오르는 건 한복”
‘한국의 원조 한복’ 뜻 해시태그도 달아
주미대사관, 대사대리 한복사진 리트윗

공식 페이스북엔 “한국 전통의상 한복”
‘문화 공정’ 논란 촉발하는 중국에 일침
2020년엔 美대사 “김치는 한국종주국”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8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라면서 “김치, K팝, K드라마…한복은 말할 것도 없죠”라는 글을 한국어와 영어로 올렸다.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 트위터 캡처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8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라면서 “김치, K팝, K드라마…한복은 말할 것도 없죠”라는 글을 한국어와 영어로 올렸다.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 트위터 캡처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중국이 자신의 나라를 구성하는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라는 취지로 한복을 입은 여성을 등장시켜 ‘한복 논란’이 촉발된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한복을 입은 채 한복은 한국 문화임을 강조하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코르소 “김치, K팝, 한복…다 한국”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8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라면서 “김치, K팝, K드라마…한복은 말할 것도 없죠”라는 글을 한국어와 영어로 게시했다.

코르소 대사대리는 한복을 입고 ‘손가락 하트’를 하는 등의 사진을 함께 올리고 ‘한국의 원조 한복’이라는 뜻의 해시태그(#OriginalHanbokFromKorea)도 달았다.

주한 미국대사관 공식 트위터 계정도 코르소 대사대리의 글을 리트윗했다.

대사관은 공식 페이스북에도 델 코소대리의 한복사진과 함께 “델 코소 대사대리가 한복인플루언서 유미나씨와 함께 한국 전통 의상인 한복을 입고 운현궁을 둘러봤다”면서 “또 어떤 ‘한국전통문화’들을 체험해보면 좋을지 추천해달라”고 썼다.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올린 한복 관련 트윗.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 트위터 캡처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올린 한복 관련 트윗.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 트위터 캡처
‘치마 저고리에 댕기머리’, 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
‘치마 저고리에 댕기머리’, 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치마 저고리와 댕기 머리를 등 한복 복장을 한 공연자가 개최국 국기 게양을 위해 중국의 오성홍기를 옮기고 있다. 2022.2.5 연합뉴스
개막식 때 ‘한복 여성’ 소수민족 등장
中 일각 “한푸, 한족의 명나라 의상”

앞서 지난 4일 개최된 올림픽 개회식에는 한복을 입은 젊은 여성이 중국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중국 내 56개 소수민족을 대표하는 여러 명 중 한 명으로 출연했다. 분홍색 치마에 머리까지 한가닥으로 땋아 댕기까지 한 차림새는 한국 전통 의상인 한복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중국 내 소수민족으로서 조선족 문화와 복식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한복 차림의 출연자를 등장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 장면이 공개된 이후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한복을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졌고 여야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대중국 비판에 나섰다.

중국이 한국 고유문화인 한복을 자국 문화로 전유하려 한다는 반발이 국내에서 고조되는 와중에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한국 문화를 인증하는 ‘개념’ 글을 남긴 것이다.
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
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 2022.2.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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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있다. 2022.2.4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있다. 2022.2.4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황희 장관 “중국에 항의할 필요까지는”

중국이 직접적으로 한복을 자신들의 고유문화로 주장한 것은 아니지만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베이징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교적으로 항의할 계획을 묻는 말에 “(공식적인 항의 등)그럴 필요까지는 현재 생각 안 하고 있다”고 답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중국은 지난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홍보 영상에서 한복과 상모돌리기를 넣어 논란을 빚었다. 중국 길림에 사는 조선족을 소개하면서 상모를 돌리고 장구를 치는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나왔고 한국의 전통 문화를 여러 차례 자국의 것인 것처럼 소개했다.

특히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한푸’(汉服)라고 부르며 한족의 전통 의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0년 중국 게임회사는 ‘한복이 명나라 의상’이라는 식의 자국 이용자들 주장에 동조했다.
인스타그램에 ‘한푸’를 검색하면 수많은 게시물이 나온다.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의 고유 전통 옷인 한복을 한푸라고 지칭하며 ‘한복공정’에 나서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2022.02.06
인스타그램에 ‘한푸’를 검색하면 수많은 게시물이 나온다.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의 고유 전통 옷인 한복을 한푸라고 지칭하며 ‘한복공정’에 나서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2022.02.06
해리스 전 美대사 김치 논쟁 당시
김치 담그며 “한국이 김치 종주국”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가 한중간의 문화 논쟁을 염두에 둔 듯한 글을 SNS에 남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12월 해리 해리스 당시 주한 미국대사는 “김치 종주국인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글을 트위터에 적고 직접 김치 담그기 체험도 했다.

해리스 대사는 김치를 만들기에 앞서 “김치는 세계에 널리 알려진 음식”이라고 소개하며 요리연구가 이혜정씨에게 김치의 역사와 만드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이씨가 “김치는 진짜 한국의 것”이라며 “3000년 전부터 한국 사람들이 먹어 왔고 600년 전에 지금과 똑같은 형태의 김치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해리스 대사는 “김치보다 더 한국다운 것은 없다”고 거들었다.
2020년 12월 김치 논란 당시 “김치 종주국인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라고 트윗을 올린 해리 해리스 당시 미국 대사. 해리 해리스 미국 대사 트위터 캡처
2020년 12월 김치 논란 당시 “김치 종주국인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라고 트윗을 올린 해리 해리스 당시 미국 대사. 해리 해리스 미국 대사 트위터 캡처
해리스 전 미국 대사, 요리연구가 이혜정씨 아시아소사이어티 페이스북 캡처
해리스 전 미국 대사, 요리연구가 이혜정씨
아시아소사이어티 페이스북 캡처
당시 중국 일부 언론에서 김치의 중국 유래 주장을 편 것을 겨냥한 행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그해 중국 관영매체는 중국의 채소 절임인 파오차이(泡菜)가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인증을 받은 것을 한국 김치와 연결시켜 ‘김치종주국의 치욕’이라 주장했다.

이는 이른바 고구려사를 중국 역사로 편입하려는 중국의 ‘동북공정’ 시도를 문화 분야에 빗댄 ‘문화공정’이라는 인식을 낳은 대표적 사건이 됐다.

중국 유튜버 ‘리쯔치’는 김장 담그는 영상을 올린 뒤 ‘중국음식(#ChineseFood)’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김치 원조’ 논쟁을 유발하기도 했다.
한중 간 ‘김치 원조’ 논쟁 속에서 김장 담그는 영상을 올린 뒤 ‘중국음식(#ChineseFood)’ 태그를 달아 논란을 일으킨 중국 유튜버 ‘리쯔치’
한중 간 ‘김치 원조’ 논쟁 속에서 김장 담그는 영상을 올린 뒤 ‘중국음식(#ChineseFood)’ 태그를 달아 논란을 일으킨 중국 유튜버 ‘리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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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있다. 2022.2.4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있다. 2022.2.4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황희 “조선족 동포가 우리 옷 입은 것”
“개회식 한복, 日 독도지도와 다른 사안”

이날 황 장관은 주중 한국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개회식의 중국 국기 게양 때 소수 민족 복식을 한 공연자들과 함께 조선족을 대표해 한복을 입은 공연자가 등장하면서 국내 여론이 반발한 데 대해 “지난해 도쿄하계올림픽 홈페이지가 지도상에 독도를 일본 영토인 것처럼 표시한 것과는 사안이 다르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재외동포법상 조선족은 우리의 해외동포에 해당한다”면서 “(개회식 한복 등장은) 우리 동포가 우리 옷을 입은 것인데, 양국 네티즌들의 글 등이 상대를 자극하다 보니 그런 정서(반중·반한 정서)가 쌓이게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정부에 항의하지 않은 데 대한 국내 비판에 대해 “독도는 일본 정부가 독도를 일본 땅이라 주장하니까 강력 항의하고 대응할 문제였고, 한복은 중국 정부가 ‘중국옷’이라고 주장한 바 없다”면서 “정부 대표로서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도 중국측에 한복 논란에 대한 우려를 전하자 중국측이 “개회식 공연 내용은 이른바 문화 원류 문제와는 전혀 무관하다”면서 “한국 내 관련 여론 동향을 잘 알고 있다”는 입장을 한국에 밝혀 왔다고 알렸다.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 복장을 한 조선족 여성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 복장을 한 조선족 여성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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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올린 한복 관련 트윗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올린 한복 관련 트윗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의 ‘한복 논란’ 등으로 국내에서 반중국 여론이 거센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한복이 한국문화임을 강조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8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라며 “김치, K팝, K드라마…한복은 말할 것도 없죠”라는 글을 한국어와 영어로 올렸다. 2022.2.8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 트위터 캡처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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