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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규 선임기자의 대선 풍향계] ‘단일화 열쇠’ 호남민심은 정중동

[이춘규 선임기자의 대선 풍향계] ‘단일화 열쇠’ 호남민심은 정중동

입력 2012-10-11 00:00
업데이트 2012-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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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지지율 반짝 반등뒤 하락…“바닥민심 더 안좋다” 비상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지도력 공백 상태에 빠져 있는 광주·전남·전북의 호남. 호남 민심은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만들어 내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말을 탄생시키면서 수도권과 충청·강원 등 전국적인 민심 변화의 안내자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호남 민심이 올 대선 정국에선 어디로 귀착될까.

호남 민심은 현재 정중동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추석 연휴 뒤 지지율 상승세를 타던 호남에서 지지율 재하락 징후를 보인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하던 문 후보 지지율이 다시 하락했다. 일시적일지, 추세로 굳어질지는 미지수이지만 지난 9일 송호창 의원의 안철수 캠프 합류가 겹치면서 예사롭지 않다.

실제 광주MBC의 6~7일 광주·전남 지역 야권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31.0%로 안 후보(55.3%)에게 24.3% 포인트 뒤졌다. 미디어리서치의 5~6일 호남 지역 야권 단일후보 지지도에서 는 문 후보(34.8%)가 안 후보(51.3%)에게 16.5% 포인트 뒤졌다. 지난 1일 이 기관의 조사 때는 문 후보(42.9%)가 4.4% 포인트 밀렸었다.

문 후보 측은 여론조사가 못 짚어 내는 밑바닥 민심에 더 촉각을 곤두세운다. 민주당 한 인사는 10일 “바닥 민심은 여론조사보다 훨씬 나쁘다는 보고도 있다.”고 전했다. 핵심 당직자도 “문 후보가 호남인의 감성에 호소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고위급 호남 민심 수습단 파견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호남 민심을 얻어야 야권 후보 단일화가 본격화될 경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 후보가 주창하는 ‘호남 아들론’이 참여정부의 호남 홀대론이나, 부산정권론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기미는 안 보인다. 게다가 유권자들이 안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를 ‘구태정치’로 치부하는 프레임이 작동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한다.

호남 민심을 바라보는 민주당 내 사정은 복잡하다. 국회의원들은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공천을 의식해 문 후보를 돕고는 있지만 호남 민심이 뜨악하자 주춤거리기도 한다. 호남 민심이 안 후보에게 정권교체 가능성 점수를 후하게 주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호남인들은 후보 단일화 기준으로 정권교체 가능성을 꼽는다는 조사가 있다.

호남 민심 변화의 에너지가 임계점을 넘어 정계 개편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을지 예단하긴 이르다. 다른 변수들과 어울려 정치체제 재편의 촉매제가 될지도 모른다. 민주화 결과물로 탄생한 1987년 체제(헌법)는 어느덧 25년이 흘렀다. 그래서 여야를 막론하고 동시에 흘러나오는 각종 개헌론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teain@seoul.co.kr

2012-10-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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