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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박근혜가 왜 나왔냐고 따지자...

이정희, 박근혜가 왜 나왔냐고 따지자...

입력 2012-12-05 00:00
업데이트 2012-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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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ㆍ文ㆍ李, 첫 TV토론 무차별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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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오른쪽부터),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 후보가 4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첫 TV토론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새누리당 박근혜(오른쪽부터),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 후보가 4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첫 TV토론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4일 개최한 제1차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설전을 거듭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세 후보는 약 1시간50분가량에 걸친 토론 내내 분야별 주제와 무관하게 수시로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냈고, 사회자로부터 “주제 범주를 벗어나지 않고 토론해 달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토론회는 자유토론 방식이 아니라 제한된 시간과 형식에 얽매인 탓에 후보들이 충분한 의견 개진을 못한 채 중간중간 발언이 끊겨, 후보간 정책 차별화가 제대로 부각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긴장한 후보들 ‘3인3색’ = 대선 초반의 중대 승부처인 첫 TV토론회를 임하는 세 후보는 다소간 긴장한 모습이었다. 토론회장인 MBC에 들어서는 세 후보의 표정은 ‘3인3색’이었다.

밝은 회색 모직 정장을 입은 박 후보는 토론 1시간여전인 오후 6시52분에 도착했다. 김재철 사장 퇴진 구호를 외치는 MBC노조 조합원들 때문에 그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면 입장해야 했다.

짙은 회색 정장을 갖춘 문 후보는 오후 7시21분에 도착해 ‘긴장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하”라고 웃으며 아무 답변 없이 들어섰다.

이 후보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가장 먼저인 오후 6시30분께 도착, “그동안 많이 답답하고 힘들었을텐데 그 마음을 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인신공격성 공방 가열 = 세 후보는 2분씩 기조연설을 마치고 토론에 들어가자 거친 공방을 주고받으며 격론을 벌였다.

특히 이 후보는 작심하고 박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됐습니다”라며 박 후보의 답변을 자르거나 “알고 말해야 한다”, “준비를 해 갖고 와야죠”라고 면박을 주는 등 시종일관 거칠게 몰아붙였다.

박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토론회에 나오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다. 반드시 박 후보를 떨어뜨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 후보에게 비정규직ㆍ골목상권 정책의 허점을 주장하며 “시장에서는 골목마트 지키겠다고 하고, 국회에서는 대형마트를 지켰다”, “‘빵 없으면 과자 먹으면 되지’라고 한 마리 앙투와네트와 다를 바 없다”고 공격했다.

이에 밀리지 않고 박 후보도 “대통령은 분명한 국가관이 있어야 하는데 이 후보와 통합진보당은 국기에 대한 경례도 하지 않고 애국가를 안 부른다”면서 “이 나라의 대통령에 출마할 자격이 있느냐”고 질책했다.

또 박 후보는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 주제토론에서 “권력형 비리 문제가 나오면 문 후보도 많이 곤혹스러울 것 같다”면서 저축은행 관련 의혹, 다운계약서 논란, 아들 취업 의혹 등을 거론했다.

이에 문 후보는 “새누리당이나 박 후보 선대위에서 네거티브 선거를 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웠는데 그래도 그게 박 후보의 뜻이라 생각하진 않았다”며 “박 후보조차도 네거티브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한편 문 후보는 박 후보에게 첫 질문을 하기에 앞서 최근 유세차량 교통사고로 보좌관이 숨진 박 후보에게 애도를 표하고,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러나 문 후보도 “참배만으로 통합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 행보의 허구성을 파고들었다.

◇ 두 여성후보 격돌 = 이날 토론의 하이라이트는 박근혜ㆍ이정희 두 여성 후보의 거친 설전이었다.

두 후보는 총 4차례 이뤄진 상호토론 때마다 빠짐없이 충돌했다.

이 후보는 작심한듯 박 후보의 과거사를 적극 거론, ‘대통령 자질’에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선공을 펼쳤고, 박 후보는 이 후보의 대선후보 자격을 꼬집으며 물러서지 않았다.

권력형 비리 근절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이 시작되자 이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본격적인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장물로 월급받고 지위를 유지하며 살아온 분이 권력형 비리 근절을 말하니 잘 믿기지 않는다”며 측근 비리가 드러나는 즉시 대통령직에서 사퇴할 것을 약속하라고 압박했다.

박 후보는 “툭하면 대통령을 그만두겠다, 후보 사퇴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정치공세를 할 게 아니라 제도 마련ㆍ실천 등 기강을 확립하는 게 대통령의 임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자신의 과거 전력을 소재로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자 “어떻게든 박근혜라는 사람을 내려앉혀야 되겠다고 작정한 것 같다”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또 박 후보가 통합진보당의 ‘애국가 생략 논란’ 등을 거론하자, 이 후보는 “친일과 독재의 후예인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날치기 처리, 경제주권을 팔아먹었다”며 “애국가 부를 자격도 없다. 날치기를 한 뒤에 애국가를 부르면 용서되느냐”고 응수했다.

박 후보는 이 후보의 공격이 이어지자 외교정책과 관련한 질문을 접어둔 채 “이 후보는 계속 단일화를 주장하는데 후보를 사퇴해도 국고보조금을 받지 않느냐”며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토론 과정에서 이 후보는 “유신독재 퍼스트레이디가 청와대로 가면 여왕이 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독재의 철권을 휘둘렀다. 뿌리는 속일 수 없다” 등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하기도 했다.

다만 이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날선 각을 세웠던 것과 달리 문 후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문답을 주고받아 대조를 이뤘다.

◇朴-文, 정책대결 주력 = 두 여성후보의 가시돋힌 공방과 달리 박근혜ㆍ문재인 후보는 정책대결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였다.

안철수 전 후보가 전날 캠프 해단식에서 “(대선이) 국민 여망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며 여야의 이전투구를 꼬집는 등 네거티브 공방전에 대한 싸늘한 여론의 시선을 의식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북정책을 놓고 박 후보는 “진짜 평화와 가짜 평화는 구분해야 한다. 퍼주기를 통해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며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반면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는 안보를 강조하지만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안보에 구멍이 뚫리지 않았느냐”며 “이명박 정부의 안보무능을 알 수 있다”며 차별화를 꾀했다.

또한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을 놓고도 박 후보는 특별감찰관 및 상설특검제를, 문 후보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제시해 차별점을 보였다.

다만 이날 토론이 활발한 상호토론을 보장하는 대신 한차례씩 문답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이뤄져 정책을 둘러싼 후보간 생산적 논쟁이 이뤄지지 않고 밋밋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후보3인 ‘말실수’도 = 첫 토론에 따른 긴장 때문인지 3명의 후보의 ‘말실수’도 이어졌다.

박 후보는 “(민주당이) 지난 4월 민노당과 단일화해 김석기, 이재연 두 국회의원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성’을 바꿔 거명한 것이다.

문 후보는 통합진보당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민노당’으로 잠시 혼선을 빚다 정정하기도 했다.

또한 이 후보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언급 도중 “북한이 계속 실용위성이라고 이야기하시죠. 그런데 천안함 사건도 그렇지만 북한에서는 아니라고 하고 남쪽 정부에서는 조사를 했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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