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 맞은 ‘초원복집’ 판세 뒤집은 ‘병풍’

역풍 맞은 ‘초원복집’ 판세 뒤집은 ‘병풍’

입력 2012-12-15 00:00
업데이트 2012-12-1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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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네거티브 결과와 전문가 진단

역대 대선에서 후보들 당락을 좌우했던 가장 강력한 네거티브는 1992년 ‘초원복집’, 1997년 ‘병풍’(兵風)사건이었다. 대부분 네거티브가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져 미풍에 그친 반면 두 사건은 특정 후보에게 각각 역풍과 호재로 작용하며 운명을 갈랐다.

1992년 14대 대선 직전에 터진 ‘초원복집’ 사건은 김영삼(YS) 당시 민자당 후보 캠프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김기춘 전 법무장관이 부산시장 등 지역기관장을 부산 음식점 초원복집으로 불러 “지역감정을 자극해 영남권 득표율을 높이자.”는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은 사실이 정주영 당시 국민당 후보 측의 도청으로 공개된 것이다. 큰 파장이 일었지만 다음날부터 경상도 분위기는 “우리가 남이가”로 모아졌다. 오히려 보수 유권자들이 결집하면서 YS의 승리로 끝났다.

반면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터진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대선 후보의 두 아들 병역 비리 의혹은 결국 이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이 후보는 2002년 16대 대선에서도 ‘2차 병풍’에 또 한번 발목을 잡히며 낙선했다. 의무부사관 출신 김대업씨는 그해 7월 이 후보의 부인 한인옥씨가 장남 정연씨 병역 문제에 연루됐다고 폭로했다. 검찰이 대선 두달 전 이 후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한번 훼손된 이미지는 회복되지 못했다.

● ‘묻지마 스캔들’-MB는 ‘BBK의혹’

이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도 각종 네거티브에 시달렸다. 심지어 변호사 시절 소송 의뢰인이었던 카센터 여사장과 스캔들이 있다는 ‘묻지마식’ 네거티브 공세도 있었다. 최악의 네거티브가 2002년 대선에 집중됐다.

17대 대선 때는 이명박 대통령의 BBK 의혹이 정국을 뒤흔들었다. 당시 이 대통령을 ‘BBK 실소유주’라고 주장했던 김경준씨가 입국했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청와대와 여권이 김씨 입국에 개입했다는 ‘기획입국설’ 의혹을 제기하며 네거티브에 대응했다. BBK 논란은 아직도 공방 중이지만, 당시 유권자들은 ‘경제대통령’을 내세운 이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아니면 말고식 저질 네거티브 사라져야”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네거티브가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제대로 검증할 시간이 없어 진실 여부와 상관 없이 대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아니면 말고식 저질 네거티브가 문제”라며 “상대를 음해하기 위해 증거 없이 의혹을 제기하고, 검증이 들어오면 ‘네거티브’라며 슬금슬금 피해 가는 행태 또한 국정을 위임받고자 하는 후보가 할 일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2012-12-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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