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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날’…박빙승부만큼 뜨거운 투표열기

’선택의 날’…박빙승부만큼 뜨거운 투표열기

입력 2012-12-19 00:00
업데이트 2012-12-19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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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에서 마라도까지’…소중한 ‘한 표’ 이어져각계각층 ‘대한민국 5년 기약’ 투표독려 행사 ‘눈길’

선택의 날, 초박빙 승부만큼이나 전국의 투표 열기는 뜨거웠다.

18대 대통령선거일인 19일 한파가 몰아쳤지만, 최북단 민통선 마을부터 최남단 마라도까지 1만3천542개 투표소마다 유권자들의 열정으로 넘쳐났다.

일반 국민은 물론 북한이탈주민·위안부 할머니·결혼이주여성·새내기 유권자 등 각계각층은 저마다 소중한 한 표를 던지며 ‘대한민국 5년’을 기약했다.

전국 투표율 잠정치는 75.8%로 지난 17대 63.0%에 비해 12.8% 포인트나 높았다.

◇DMZ 대성동서 마라도까지 이어진 투표열기

접경마을인 파주시 대성동마을, 통일촌, 해마루촌 주민들은 평화에 대한 소망을 담아 한 표를 행사했다.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대성동마을 김동구(43) 이장은 “민통선 안에서도 자유롭고 평화롭게 농사를 짓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투표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남단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주민 30여명은 모슬포항을 잇는 배를 타고 제주 본섬으로 나와 대정읍 제8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이틀 전부터 마라도 주변 해역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마라도와 본섬을 잇는 뱃길이 통제됐다가 다행히 이날 새벽 주의보가 해제됐다.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굴업도 주민들은 오전 8시30분께 군 행정선을 타고 30분 거리의 덕적도로 이동해 투표에 참여하는 등 낙도 주민들은 큰 섬이나 뭍의 투표소를 찾아 주권을 행사했다.

대청댐 건설로 ‘육지 속의 섬’이 된 충북 옥천군 군북면 막지리 주민도 철선에 몸을 싣고 대청호를 건너 투표소를 찾았다.

◇북한이탈주민·결혼이주여성 ‘우리도 한 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설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 김군자(86) 할머니 등 고령의 위안부 할머니 7명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일본이 우경화해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서 후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새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할린에서 영구 귀국한 동포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안산시 사1동 ‘고향마을(770여명 거주)’ 주민도 투표에 참여했다. 고향마을은 선거 때마다 90%대의 높은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북한이탈주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경기도의 8급 일반직공무원시험에 합격한 이수혁(33)씨도 성남시 수정구 수진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았다. 이씨는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의 변화에 관심이 많은 만큼 이번에는 대북정책을 보고 누가 적임자인지를 판단했다”고 했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지난해 귀국, 서울 서초구 반포동투표소를 찾은 새내기 유권자 추희정(25.여)씨는 “어느 후보든 경쟁적으로 내세운 수많은 공약을 꼭 지키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 온 결혼이주여성 소트요른(27)씨는 최근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고 3~4살 자녀와 성남시 성남동중학교 투표소를 찾아 의미 있는 한 표를 던졌다.

◇마감시간이후에도 투표소 곳곳 긴줄…세종시 2시간 대기

투표마감 시한인 오후 6시 이후에도 투표소 곳곳에서 유권자들이 대기표를 쥔 채 줄을 서며 실제 투표종료가 늦춰졌다.

경기지역의 경우 고양·안양·남양주·안성 등 4개 시에서 오후 7시 이후까지 투표율 집계가 지연되기도 했다.

서울 양천구 목1동 서정초등학교 투표소는 정오를 전후하면서 학교 건물 1층 복도를 따라 100m 가까운 긴 줄이 늘어섰다.

도봉구 창5동 창동초등학교 투표소의 투표관리관은 “5~15명의 유권자가 줄지어 투표를 했고, 투표 개시 이후 한 번도 쉴 틈이 없었다”고 했다.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에는 1만157명의 유권자가 거주하고 있으나 투표소는 참샘초등학교와 한솔고등학교 등 2곳에만 설치됐다.

이에 따라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몰린 이날 오전 10시 이후에는 2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투표를 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한솔고교에서는 유권자 500여명이 500m가량 줄을 서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우유제공에 클래식연주까지…투표소 분위기 띄우기

경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 선거관리위원회는 구암2동 제1투표소를 천막형태로 설치했다.

다가구주택이 밀집한 지역 주민의 편의를 고려한 것으로 중앙하이츠아파트 101동 옆 공터에 몽골천막 5동을 이어 72㎡ 규모로 지었다.

충북도 충주시에서 우유대리점을 운영하는 김문영(36)씨는 지현동주민센터를 방문해 ‘투표하러 온 시민에게 나눠달라’며 우유 3천 개(1개당 200㎖)를 전달했다.

서울시 강남구 논현2동 논현2문화센터 투표소에서는 단국대 음대생으로 꾸려진 목관 5중주 앙상블이 클래식을 라이브로 연주해 분위기를 돋우기도 했다.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2동 제4투표소는 당구장 한쪽에, 금정구 부곡4동 제2투표소는 동태찌개 가게에 차려지는 등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이는데 애썼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과 분당구 야탑동을 지나는 810, 811, 812번 마을버스는 투표확인증이나 인증 샷을 보여주면 노선별로 한 번씩 무료탑승토록 했다.

해당 노선을 운행하는 성남시민버스 고재형(48)대표는 “투표를 독려하고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무료행사에 나섰다”고 했다.

고양시 덕양구 테마동물원 ‘주주’, 강원도 강릉시 독립예술영화전용극장 ‘신영’, 충남도 예산군 ‘리솜 스파캐슬’ 등에서 이날 인증 샷을 찍어 오면 입장료를 깎아주는 주는 등 전국 곳곳에서 투표독려를 위한 할인행사가 잇따랐다. (이은파 최찬흥 이재현 노승혁 이우성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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