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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취재진과 ‘숨바꼭질’ 재연

김정일, 취재진과 ‘숨바꼭질’ 재연

입력 2010-08-29 00:00
업데이트 2010-08-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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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일행과 취재진과의 숨바꼭질은 이번 방중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번 방중은 파격적일만큼 상당한 공개행보가 이뤄졌던 지난 5월과 비교해 동선에 대한 보안이 훨씬 엄격했다.

 이번 방중은 시작부터가 철저한 보안속에 언론매체의 허를 찌르면서 진행되는 등 언론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던 것,김정일 위원장은 3개월만에 전격적으로 방중하면서 그동안의 방중시 한번도 이용한 적이 없는 지안(集安) 노선을 이용,지린(吉林)으로 향했다.

 방중이 시작된 26일,방중을 예상하고 현지에 파견된 취재진은 전혀 없었고 방중 보도가 나간 직후 취재진들은 오후 늦게서야 부랴부랴 지린으로 향한 것.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선친 고(故) 김일성주석이 다녔던 위원(毓文)중학교와 오후에는 항일 유적지인 베이산(北山) 공원을 시찰하고 통제가 시작된 우쑹(霧淞)호텔에 들어간 뒤여서 그의 얼굴을 직접 목격한 취재진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우쑹호텔에서 밤 늦게 의전차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또 취재진과 숨바꼭질이 벌어졌다.

 취재진은 그가 창춘(長春)시 등 다른 지역으로 옮길 가능성에 대비해 지린(吉林) 서역으로 부랴부랴 발걸음을 옮겼으나 결국 의전차량은 50분만에 다시 호텔로 돌아와 야경을 보기 위해 잠시 외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숨바꼭질은 이튿날에도 계속됐다.

 김 위원장의 의전차량은 27일 오전 9시께 호텔을 빠져나왔고 취재진은 서역으로 부랴부랴 향했으나 결국 의전차량은 두번째 목적지인 창춘시로 직행해 버린 것이다.

 김 위원장을 태운 의전차량은 이날 낮 창춘의 영빈관인 난후(南湖)호텔에 들어간 뒤 밤 늦도록 나오지 않았고 취재진은 오후부터 난후호텔 정문앞에서 기나긴 기다림에 들어가야 했다.

 이후 오후 8시께 경찰들이 교통통제를 시작,그가 창춘시를 떠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국 차량은 나오지 않은 채 교통통제는 풀려 북.중 양국 지도부가 이 호텔에서 함께 1박을 한 것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었다.

 숨바꼭질의 하이라이트는 셋째날이었다.

 의전차량 중 짐을 실은 탑차가 아침일찍 창춘역 방향으로 향해 짐을 완전히 챙겨 귀국길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결국 그는 농업박람회장과 지린성 농업대학 등 창춘시를 시찰했다.

 이후에도 의전차량이 고속도로에 올랐다는 얘기가 나오고 창춘 이치자동차 회사 직원들로부터 오후에 회사를 방문키로 했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그의 오후 일정을 놓고도 설이 분분했다.

 그러나 의전차량은 이날 낮 12시40분께 다시 호텔로 들어와 버렸다.

 이후 오후 3시께 난후호텔 앞 도로와 이치자동차 공장 앞 도로에 공안들이 대거 배치돼 이치자동차 방문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됐으나 전날밤과 마찬가지로 의전차량은 지나가지 않고 교통통제는 30분쯤 뒤에 풀려버리는 예상밖의 상황이 연출됐다.

 이를 두고 계획됐던 자동차공장 방문이 갑자기 취소됐을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김 위원장의 의전차량은 결국 약 8~9시간 뒤인 밤 9시께야 창춘역으로 향해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밤 9시15분께 창춘역을 출발한 특별열차는 연변조선족자치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29일 낮까지 특별열차를 목격했다는 증언들은 나오지 않고 있어 행방은 여전히 베일속에 가려져 있다.

 또 지난 5월 방중 당시 호텔에서 나오는 얼굴사진이 카메라에 잡히는 등 파격적인 공개행보를 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보안이 철저한 호텔에서 은신하는 바람에 얼굴 공개도 사실상 되지 않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 방중 취재에 대규모 인력을 투입한 일본 언론조차 멀리서 망원렌즈로 김 위원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을 찍었을 뿐,그의 모습은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서는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외교소식통들은 “지난 5월 행보와는 너무 다르다”면서 “북중 양국이 철저히 함구하는데다 동선도 거의 노출하지 않고 있는 것은 보안상의 이유도 있겠지만 노출을 하고 싶지 않아 하는 북한 측의 의도도 담겨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최근인 지난 5월의 방중 때에는 동선이 비교적 쉽게 노출됐지만 사실 2006년까지 과거 4차례의 방중에서도 그의 동선은 철저하게 감춰졌었다.

 특히 2006년 1월10일 방중 당시에는 단둥(丹東) 진입때부터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의 행방이 묘연해 각국 언론이 “김 위원장이 러시아로 향했다” “동북3성으로 갔다” “항공기편으로 상하이(上海)로 향했다”는 등의 ‘우왕좌왕’ 보도를 하기도 했다.

 그에 앞선 2004년 4월 베이징과 톈진(天津),그리고 2001년 1월과 2000년 5월 방중에서도 김 위원장의 동선은 거의 노출되지 않았었다.

 창춘.지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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