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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로켓발사] ‘실패인정’…김정은 리더십 차별화?

[北로켓발사] ‘실패인정’…김정은 리더십 차별화?

입력 2012-04-13 00:00
업데이트 2012-04-1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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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과거 광명성 1,2호때와는 달리 궤도 진입 실패를 발사 4시간여만에 시인한 이유가 뭘까.

수십명의 외국 기자와 전문가들을 초청해 놓고 벌인 김정은 체제 출범 축하쇼의 하이라이트가 무위로 돌아간 것을 순순히 인정한 북한의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낮 12시3분 국영문 기사를 통해 “조선에서의 첫 실용위성 광명성 3호 발사가 13일 오전 7시38분 55초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됐다”며 “지구관측위성의 궤도 진입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또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현재 실패의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세 줄짜리의 간단한 발표 속에는 북한의 당혹감이 감춰져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이번 로켓 발사 실패가 도저히 감출 수 없는 환경에서 진행됐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한국과 미국, 일본의 정보망이 총 가동돼 있는 상황일 뿐 아니라, 북한내에서 자신들을 지켜보는 외신기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미 양국 정보당국은 북한의 로켓 발사를 탐지하기 위해 조기경보위성(DSP)과 최첨단 이동식 레이더인 SBX-1(해상기반 X밴드 레이더) 등을 모두 가동시켜왔으며, 미국과 캐나다가 공동 운영하는 통합방위조직인 NORAD(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도 북한 로켓을 추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 발사 사실을 처음 감지한 것도 우리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이었다.

광명성 3호의 궤도 진입 여부는 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일이었던 셈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달라진 리더십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KIDA 백승주 박사는 “북한이 실패를 솔직히 인정함으로써 김정은이 김정일과 다른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 박사는 “자신들의 로켓 발사를 솔직하게 시인한 것에는 “이번 로켓 발사가 실패했다 하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다음 카드가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 아니겠느냐”고도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이번 발사 실패를 북한이 시인한 모습에서 김정은의 통치스타일을 엿볼수 있다”며 “외신과 전문가를 초청해 놓고 성공했다고 주장해서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하고 실패를 시인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 교수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나 압력을 피해보려는 의도도 담고 있는 것 같다”며 “북한은 미사일이 아닌 위성을 발사했고 실패했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유엔 결의나 북미합의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도 “북한 당국이 발사 실패가 아니라 우주궤도 진입에 실패했다고 명시한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주개발 기술이 발달한 선진국에서도 위성 궤도 진입에 실패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던 만큼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실패를 애써 ‘병가지상사’로 넘기려 했던 것 아니냐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로켓 발사에 대한 자신감 속에 외신 기자와 전문가들까지 평양으로 불러들였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실패 시인은 북한으로서는 엄청난 ‘굴욕’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 전문가인 마커스 놀론드 피터슨 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발사와 관련된 몇몇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은 발사 실패의 희생양으로 강제 노동 수용소에 수용되거나 죽음에 직면할 것”이라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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