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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도체제 큰 타격 없을 것” “김정은 이른 시일 방중 가능성”

“北 지도체제 큰 타격 없을 것” “김정은 이른 시일 방중 가능성”

입력 2012-04-16 00:00
업데이트 2012-04-16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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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日 한반도전문가, 로켓 발사 실패 이후 동북아 정세 전망

북한이 지난 13일 실시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의 발사가 실패했다. 장거리 로켓의 발사 실패 원인은 무엇이며, 향후 김정은 체제의 안정 여부와 3차 핵실험 강행이 이뤄질지, 국제 정세에는 어떤 변화를 불러올 것인지 등에 대해 해외 한반도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다.

■ “국제사회, 中 제재 동참에 초점” 니콜라스 해미세비치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실패를 어떻게 보나.

니콜라스 해미세비치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니콜라스 해미세비치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김일성 탄생 100주년에 맞춰 중요한 선물로 만들려고 야심차게 추진해 온 일인데 실패했으니 북한 입장에서는 난처하게 됐다.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가 실패로 입지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나.

-어느 정도는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본다.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하려 했고, 평화적 위성 발사라면서 전 세계 언론인들을 불러모았는데 실패했으니 북한 입장에서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기존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 등이 워낙 강력해 더 이상 추가할 제재가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북한에 어떤 제재가 더 가해질 수 있을까.

-기존 제재를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다. 특히 결의안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중국 같은 나라가 제재에 적극 동참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또 미국 정부가 식량지원 계획을 취소하는 것도 제재의 일환이 될 것이다.

→중국이 제재에 협조할까.

-중국은 북한이 로켓 발사에 실패한 점을 제재에 반대하는 명분으로 삼으려 할 것이다.

→이번 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북한과의 관계는 영영 틀어진 것일까, 아니면 회복될 여지가 있다고 보나.

-어쨌든 로켓 발사가 실패했기 때문에 성공했을 경우보다는 미국 정부가 더 여지를 가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북·미 관계가 다시 개선된다 하더라도 ‘2·29합의’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다시 합의가 이뤄진다면, 미국은 ‘미사일’은 물론 ‘위성’이라는 표현도 합의문에 반드시 넣으려 할 것이다.

→북한이 곧 3차 핵실험을 감행할까.

-두고 봐야 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로켓 발사에 실패했기 때문에 일단 실패 원인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金, 긴장 고조땐 핵실험 할 수도”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실패로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의 입지가 타격을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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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미사일 발사는 기본적으로 ‘고(高) 위험’ 도박이다. 외부세계뿐 아니라 북한 내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하지만 발사에 실패했다고 해서 북한 내부적으로 김정은 등의 권력기반에 영향이 있으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기존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 등이 워낙 강력해 더 이상 추가할 제재가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북한에 어떤 제재가 더 가해질 수 있을까

-기존 제재안의 빈 틈을 메우는 결의안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중국이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철저히 단속하도록 해야 한다. 중국이 대북제재 유엔 결의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것은 위키리크스 폭로에서도 드러났다. 중국을 통해 미사일 부품이 거래되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 북한 기업뿐 아니라 미사일 관련 거래에 이용되는 중국 내 은행과 회사 등의 이름을 적시해야 한다.

→중국이 협조할까.

-북한을 제재하지 않으면 북한의 호전성만 키워주고 그에 대응하는 한·미·일 동맹만 강화시켜 준다는 점을 중국에 인식시켜야 한다. 북한의 도발은 중국의 국익에도 배치된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북한이 곧 3차 핵실험을 감행할까.

-유엔이 제재를 가하면 그에 대응해 3차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 2009년에도 그런 전례가 있고 최근 한국 정보당국도 그런 가능성을 예견했다. 이번 로켓 발사는 장기 도발 계획의 일환일 수 있다. 문제는 긴장이 고조될 경우 검증되지 않은 젊은 독재자(김정은)가 오판을 해서 그의 아버지보다 더 위험한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로켓실패 즉각 발표는 정권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 양시위(楊希雨) 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북한 위성 발사가 실패했는데.

양시위(楊希雨) 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양시위(楊希雨) 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북한은 이번 경험을 토대로 위성 발사 실험을 재개할 것이다. 다만 발사 실패로 국제사회가 강경하게 반응할 여지가 줄었고, 잔해가 다른 나라에 피해를 입히지 않은 점은 북한에 긍정적이다.

→이번 발사가 이전과 다른 점은.

-과거에는 발사가 비밀리에 이뤄진 반면 이번에는 공개리에 하는 등 유독 투명성을 강조했다. 위성 발사로 초래될 북·미 관계 악화 등 정치적인 손해를 만회하기 위한 목적이다.

→위성 발사 실패로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가 타격을 받을까.

-아니다. 1998년과 2009년 ‘광명성 1호’와 ‘광명성 2호’를 각각 발사했을 때 국제사회가 실패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위성이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번에는 실패 사실을 즉각 발표했다. 이는 정권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김정은 지도체제가 안정적이라고 보나.

-내년에 최고인민회의 관문이 한번 더 남았으나 최근 법률상·형식상 리더십을 완성했다. 군부와의 권력 투쟁설은 근거가 없다.

→유엔에서 대북제재가 논의 중인데.

-안보리에서 내려지는 어떠한 결정도 향후 대화 여지는 남겨 둬야 한다. 중국은 추후 대화의 가능성을 없애는 안보리의 어떠한 결정에도 반대한다.

→유엔 차원 이외의 가능한 제재는.

-미국이 금융 제재를 가할 수 있다.

→북한이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위성 발사가 관련국의 제재를 촉발하고 이에 북한이 핵실험으로 맞대응할 것이란 가정 속에서 나온 가설이다. 핵실험 여부는 각국의 상호 작용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중국은 관련국들의 냉정과 억제를 촉구하고 있다.

→미국이 식량 지원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식량지원 취소는 북·미회담 합의 폐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북·미 관계는 물론 동북아 정세를 긴장시킨다.

→문제의 해결 방안은.

-관련국들간 직접 대화를 통한 회복이다. 지금은 대화는 없고 공중에 대고 자신의 입장만 떠들면서 힘을 과시하는 형국이다. 물론 안보리에서도 적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북한이 핵실험까지 강행해도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핵실험은 최악의 경우이지만 그렇더라도 제재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더라도 여전히 6자회담이 가능하다고 보나.

-6자회담 이외에 더 좋은 방법이 없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한·미·일 등 관련국들이 6자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텐데.

-(관련국이) 6자회담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문제를 해결할 다른 방법이 없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장·단기 목표는.

-6자회담을 통한 대화 재개다.

→향후 한반도 정세 전망은.

-충돌 없는 경색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선거 국면이고, 북한도 강성국가 건설을 위해 내부에 집중할 것이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北주민 실망·불만 고조될 수도” 이소자키 아쓰히토 日게이오대 교수

→이번 로켓 발사 실패가 김정은 체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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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자키 아쓰히토 日게이오대 교수
이소자키 아쓰히토 日게이오대 교수
-이번 로켓 발사는 김정은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이어서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장기적으로는 북한 주민들의 실망감과 불만이 고조될 수 있다. 그러나 로켓 발사 실패가 김정은 체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거나 권위 실추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단결의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본다.

→로켓 발사 실패가 중·장기적으로 김정은 체제에 미칠 영향은.

-북한이 로켓 발사 실패 사실을 즉시 발표한 것이 무엇보다 주목된다. 이는 당 간부들을 중심으로 국내를 단결시켜 앞으로 성공을 향한 상황을 정리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핵실험,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위성 발사의 구실을 찾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되고 있는 대북 제재가 실효성이 있을까.

-국제사회 제재가 실효성이 있었다면 북한이 로켓(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1998년, 2009년, 그리고 이번 등 세 차례의 로켓 발사가 모두 체제 개편과 헌법 개정의 고비에 이뤄졌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로켓 발사도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에 즈음해 국위 선양과 김정은 체제 출범을 축하하는 의미가 크다. 북한이 이런 논리를 펼 때 중국 등의 반대로 국제 제재는 이뤄지기가 힘들 것으로 본다.

→북한 내 일본인 처 송환과 납치 문제 해결 전망은.

-일본 정부는 대북 외교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정말로 납치 문제가 지상 과제라고 생각한다면 보다 다각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北, 中에 대한 의존도 높아질 듯” 이즈미 하지메 日시즈오카현립대 교수

→로켓 발사 실패에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어떻게 대처할 것으로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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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하지메 日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이즈미 하지메 日시즈오카현립대 교수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로켓 발사는 원래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할 것이다. 김정은 체제의 움직임이 멈추거나 변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김정은 체제는 로켓 발사 실패가 없었던 일인 것처럼 점점 언급을 줄여갈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로켓 발사에 돈이 낭비됐다며 주민들 불만과 비판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불만과 비판을 줄이기 위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김정은이 중국을 이른 시일 내에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실효성이 있을까.

-국제사회의 제재는 성립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이 이에 반대할 것이고 북한을 압박할 경우 북한이 핵 실험을 강행하거나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도발적 행동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동북아 평화를 위해 노력하자는 메시지를 주변국에 보낼 것이다.

→북한의 로켓 발사를 계기로 한·일 간 정보 공유에 문제가 없다고 보나.

-군사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의 정보 공유가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좀처럼 공유가 힘든 실정이다. 하지만 일본과 미국, 한국과 미국이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정보 공유가 보다 원활하게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북한 내 일본인 처 송환과 납치 문제 해결 전망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가 북·일 관계의 진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2012-04-1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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