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발사> 군부 ‘先軍지위’ 되찾을까

<北로켓발사> 군부 ‘先軍지위’ 되찾을까

입력 2012-12-12 00:00
업데이트 2012-12-1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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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원로 등 위상회복 주목” vs “‘선당’ 노선 뒤짚기 어려워”

북한이 12일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함에 따라 로켓 발사가 김정은 체제 들어 ‘체면이 땅에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북한 군부의 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상당수 전문가는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한 배경에 내부의 정치적 상황이 놓여 있다고 본다. 그중에서도 김정은 체제 들어 급변한 당(黨)과 군(軍)의 역학구도에 주목하고 있다.

‘선군(先軍) 정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지도이념 중 하나였지만 김 위원장이 사망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지 1년도 안 돼 군의 위상은 끝없이 곤두박질 쳤다.

리영호 군 총참모장의 해임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그는 작년 12월 김 위원장 영결식 때 운구차를 호위한 군부 ‘4인방’ 중에서도 우두머리 격이었던 인물로, 김정은 시대 ‘선군’을 대표하는 인물로 여겨져 왔다.

이어 김영춘·김정각 인민무력부장(남한 국방장관격),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이 차례로 자리를 옮기거나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춰 군부 ‘4인방’은 모두 권력의 정점에서 사라졌다.

반면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 당 쪽 인사의 ‘약진’은 눈부시다. 민간 출신인 최룡해는 지난 4월의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차수로 승진해 군인사 등을 전담하는 총정치국장에 임명됐다.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의 자리도 꿰찼다.

그동안 좀체 주목할만한 정치적 행보를 보이지 않아 ‘막후’ 실세로 꼽혀온 장성택도 권력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후견자인 그는 지난달 4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당·내각의 핵심 실세들이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초대 위원장에 선출됐다.

일부 전문가들이 북한의 로켓 발사를 위상 회복을 노린 군부의 ‘작품’으로 해석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권력 지형도의 변화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번 로켓 발사는 김 위원장 1주기를 추모하는 데 큰 목적이 있지만, 군부가 현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김정은 제1위원장을 부추겼다는 첩보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4월13일 미사일 개발은 군이 주도했는데 발사 실패 이후 군사기가 크게 위축됐다”며 “리영호 해임 등은 실패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 연구위원은 “이번 미사일 발사 역시 군 체면이 걸린 문제였다는 점에서 발사 성공 여부는 군 원로들이 영향력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김정은으로서는 (사기가 떨어진) 군을 추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로켓 발사를 군이 주도했다고 해도 군의 위상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거라는 견해도 있다. 김정은 체제에서 당으로의 권력이동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어서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해도 군부의 위상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미 국정운영의 주도권이 당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당 기능이 정상화돼가는 상황에서 로켓 발사로 인한 군부의 위상 변화는 크지 않을 것 같다”며 “이미 당이 군을 통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로켓 발사로 가장 큰 ‘이익’을 얻은 것은 군보다는 로켓 발사의 최종 결정권자인 김정은 제1위원장이 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두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략무기는 지도자의 무기다. 선대 유훈을 실현한 이 업적(로켓 발사)은 당분간 누구도 도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김정은의 군 장악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점쳤다.

또 현영철 총참모장 등은 기존 리영호 등과 비교해 중량감이 떨어진다며 “당분간 군부를 확실하게 장악하는 인물은 좀처럼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무진 교수 역시 “이번 로켓 발사를 통해 이른바 ‘군사강국’ 지도자의 의지를 과시했다고 볼 수 있다”며 “군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군에 대한 지시, 명령, 통제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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