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단의 벽’ 인터넷 언제쯤 개방할까

北 ‘금단의 벽’ 인터넷 언제쯤 개방할까

입력 2013-01-03 00:00
수정 2013-01-0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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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설·기술 상당수준” 평가…일반인 인터넷 접근 제한

세계 최대의 인터넷기업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조만간 북한을 찾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북한의 인터넷 현실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슈미트 회장의 방북이 실제 이뤄지면 인터넷을 통한 세상의 소통을 이끄는 정보기술(IT) 기업 수장이 세계에서 가장 인터넷 통제가 심한 국가를 처음으로 방문한다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북한 역시 기술, 시설 면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인터넷 환경을 갖춰놓고 있다.

북한은 2000년대 전국적으로 광케이블망을 설치하고 각 관공서를 ‘망’으로 잇는 인트라넷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은행들은 최근 인터넷뱅킹으로 추정되는 ‘전자은행’ 구축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트북, 태블릿PC 등에 대한 자체생산 시스템도 주목할만한 수준이다.

교도통신은 지난달 자사 기자가 평양에서 북한제 태블릿PC인 ‘삼지연’을 실제로 사용해봤다며 관련 기사와 사진을 게재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삼지연은 게임과 소설 등을 담은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돼 있었고 중국어 학습용 소프트웨어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깔렸다.

이 PC의 운영체제(OS)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비슷했지만, 인터넷에는 연결되지 않았다.

북한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일부 도시에서는 이미 초고속인터넷도 가능하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해 8월 나선특구에 대한 르포 기사에서 이 도시에서는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며 연결속도는 100Mbps급이 기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인터넷 이용료는 등록비 300유로(약 42만원), 월 이용료 390유로(약 54만원)로 매우 비쌌으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로 추정된다.

반면 북한은 일반 주민에게는 인터넷을 전혀 개방하지 않고 있다.

영국 BBC방송 온라인판은 지난달 10일(현지시간) ‘인터넷에 뛰어든 지구에서 가장 비밀스런 나라’라는 기사에서 북한의 인터넷을 극도로 제한된 정보만 통용되는 ‘모기장 네트워크’에 비유했다.

또 북한 인터넷의 기이한 특성으로 공식 웹사이트의 모든 웹페이지에는 독특한 프로그램 코드가 숨겨져 있으며 정부기관 통제로 운영되는 인터넷 시스템인 ‘광명’은 걸러진 정보만 열람할 수 있다고 전했다.

휴대전화 이용인구가 150만 명을 넘은 현실을 고려하면 북한 내부에서 인터넷이 최후의 ‘금단의 벽’으로 남아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당국 역시 조만간 인터넷을 개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북한 역시 근년 들어 경제개발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고 국제적인 경제협력은 인터넷 환경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만큼 교역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인터넷 통제도 완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북한에서 최근 휴대전화 등 개인 미디어가 확산하고 있는 현상 역시 인터넷 개방을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3일 “북한이 인터넷을 개방하는 로드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이 인터넷을 주민에게 개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구글 측은 슈미트 회장의 방북설에 대해 “개인적인 여행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그의 ‘이력’을 감안하면 새로운 대북사업이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슈미트 회장은 “‘연결’은 정치·사회·경제적인 모든 면에서 대변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역설하는 등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은 인간을 가난과 정치적 압박에서 벗어나게 할 힘을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설파해왔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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