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개성공단 관계자들 “뭔가 잘못된 것 같다”며

개성공단 관계자들 “뭔가 잘못된 것 같다”며

입력 2013-04-30 00:00
업데이트 2013-04-30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29일 오후 5시 경기 파주의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 앞.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등 개성공단에 업체가 있는 관계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오후 5시 남쪽으로 내려오기로 한 근로자들이 북측의 통행동의가 나오지 않아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며 근심 어린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며 초조해했다.

정부의 ‘개성공단 잔류인원 176명 전원 귀환’ 결정에 따라 이날 최종적으로 50명의 근로자가 남쪽으로 내려올 예정이었다. 이날 남측으로 귀환하기로 되어 있던 인력은 개성공단 관리위원회, KT,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 직원들이다.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장도 함께 내려올 예정이었다.

개성공단 업체 관계자들은 이날 근로자들의 입경이 검문 때문에 지연되는 것인지, 아예 북측이 통행을 거부한 것인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7일 우리 측 입주기업 직원 126명의 입경 때에도 예정시간을 20여분 앞둔 시점에서야 통행 허가를 통보한 바 있다. 당시 북측은 평상시보다 입경 차량에 대한 검문을 강화해 예정된 시간보다 입경이 두 시간 넘게 지연됐었다.

의류업체 화인레나운의 관계자는 “내려오기로 한 직원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아 걱정”이라면서 “ 아직 옷 10만점 정도가 북한에 있고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많은 상황이라 직원들 모두가 길거리에 나앉게 될 처지에 놓였다”고 한숨을 지었다.

이날 CIQ를 찾은 사람들은 개성공단 근로자의 전력·용수 등 관리 인력의 철수에 따른 개성공단의 암울한 미래에 대해서도 염려했다. 한국전력의 한 직원은 “10만㎾급 대북 송전 관리를 맡고 있던 직원 모두가 남쪽으로 내려온 뒤 단전조치가 즉각적으로 이뤄질 예정이었다”면서 “공단 자체가 암흑의 유령지구로 남게 돼 폐쇄가 가속화될 듯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한 직원도 “6만t 규모의 용수가 지금껏 공급돼 왔는데 단수 조치 역시 조만간 이뤄질 것 같다”면서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으로 평가받았던 개성공단이 잠정폐쇄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이들은 북한이 개성공단을 국유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7일 개성공단에서 입경한 제화업체 현지 법인장인 구모(55)씨는 “개성공단은 북한이 강탈한 금강산 관광과는 명확히 다르다”면서 “남한이 전기와 공업용수의 공급을 차단할 경우 자체적으로 운영할 힘이 북한에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