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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당국회담 격 안맞으면 신뢰 어려워”

靑 “당국회담 격 안맞으면 신뢰 어려워”

입력 2013-06-11 00:00
업데이트 2013-06-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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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양건 통전부장 참석 난색…靑, 상호 신뢰 거론하며 北 압박

서울에서 12~13일 이틀간 열리는 남북당국회담을 코앞에 두고 북측 대표단 수석대표의 ‘급’(級) 문제를 둘러싼 남북 간 기싸움이 고조되고 있다.
세부 의제 조율하는 안보장관회의
세부 의제 조율하는 안보장관회의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안보 장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주재한 외교안보 장관회의에서 12일로 예정된 남북 당국회담의 세부 의제 등을 조율했다. 오른쪽 가운데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박 대통령,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관진 국방부 장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북한이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남북당국회담 수석대표로 내보내는 데 난색을 표하자 청와대는 10일 상호 신뢰 문제를 거론하며 북한을 강하게 압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 주재의 외교안보장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국자 회담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존중할 수 있는 격(格), 그런 것들로부터 신뢰가 싹트지 않겠느냐”면서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국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북한이 남한하고 협상할 때 그런 격을 무시한다거나 깨는 것은 신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회담 대표단 구성 문제에 대해 북측이 성의와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공’을 북한으로 돌린 셈이다. 북한이 김 부장보다 직급이 낮은 인사를 보낸다면 국제 기준에 맞게 우리 측도 대표의 급을 낮출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북한은 이날까지도 대표단 명단을 보내오지 않았다. 당국 회담이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김 부장 포함 여부 등을 놓고 남북이 10일 새벽까지 판문점에서 17시간이 넘는 릴레이 협상을 벌인 끝에 발표한 남북당국회담 관련 합의문은 내용도 제각각인 ‘반쪽’ 합의였다. 의제와 수석대표급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해 남북은 각각 다른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모호한 표현으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남측은 회의 초반 김 부장을 북측 수석대표로 지목했지만, 북한이 부정적으로 반응해 두루뭉술하게 문안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회담에 누가 나올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정부는 당국회담을 준비하게 됐다.

회담 명칭도 북측의 요구로 시시각각 변해 갔다. 북한은 김 부장 이외의 인물을 내세우기 위해 ‘남북당국회담’으로 명칭을 바꾸자고 제안했고, 이에 우리 측은 ‘남북 고위당국회담’으로 수정 제의했지만 결국 북한의 반대에 부딪혀 ‘남북당국회담’으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관계자는 “수석대표급과 회담 명칭 문제가 연계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은 이날 “북측의 요구도 있었지만 새로운 시대, 새로운 남북관계, 새로운 남북대화의 정립이라는 차원에서 타당하다고 판단해 동의했다”고 말했다. “기존의 남북 장관급회담과는 별개의 새로운 남북회담이자 정치적 이벤트를 지양하고 실질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회담”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는 새 정부의 달라진 대북정책을 보여 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정신에 충실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준비과정에서조차 평행선만 달리고 있는 남북당국회담에 ‘새로운 남북대화’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편 정부는 남북당국회담 장소를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그랜드힐튼 호텔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06-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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