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 ‘신실세’ 빠르게 부상…세대교체 가속

김정은 시대 ‘신실세’ 빠르게 부상…세대교체 가속

입력 2013-07-07 00:00
업데이트 2013-07-0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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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黨에 새 인물 속속 등장…김정은 현지지도 단골 수행

북한에서 김정은 시대를 이끌 새 얼굴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북한 언론이 전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수행자 명단에는 그동안 북한 언론에 공개된 적이 없거나 후계자 시절부터 조금씩 이름을 알리다가 다시 급부상한 인물들이 많다.

군부와 노동당, 대남분야 등에서 김정일 시대를 이끌었던 실세들이 물러나고 그 자리는 ‘청년 지도자’에 걸맞게 비교적 젊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로 채워지고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1년 12월 부친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서둘러 권좌에 오른 이후 새 인물들을 핵심 보직에 속속 앉혀 취약한 권력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군부 핵심에 새 인물 대거 포진

상장(우리의 중장) 계급인 손철주 인민군 총정치국 부국장, 박정천 상장, 중장(우리의 소장)계급인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 주도현·렴철성·서홍찬·김수길·안지용 중장, 림광일 소장(우리의 준장) 등이 최근 뜨는 군부 핵심인사다.

손철주는 일선 부대의 정치위원 출신으로 작년 4월부터 김 제1위원장의 주요 시찰을 수행하기 시작해 올해 수행 빈도가 20여 회에 달했다. 전담 업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요직인 총정치국의 조직 또는 선전 담당 부국장으로 추정된다.

작년 4월부터 김 제1위원장을 수행하기 시작한 박정천도 눈에 띈다. 올들어 군부대뿐 아니라 공장과 과수원, 과학자 살림집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20여 곳을 동행해 그동안 알려진 포병사령관 대신 다른 요직에 발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부 인물 중 장정남과 리영길도 군단장 중에서 별로 눈에 띄지 않던 인물이었지만 최근 인민무력부장과 총참모부 작전국장에 전격 발탁됐다.

군부 요직 중 김정일 시대 인물로 꼽는다면 김격식 군 총참모장과 전창복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겸 후방총국장 정도다. 이는 각각 군 작전과 후방을 책임진 자리에 관록과 경험, 지명도가 필요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정찰총국장도 2009년 현직에 올랐지만 후계자 시절 김 제1위원장에게 발탁된 케이스로 알려졌다.

신진 인물들의 특징은 김정일 시대에 권부 핵심에서 일하지 않았던 실무진이라는 점이다.

특히 상당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현지시찰 과정에서 눈에 띄어 직접 발탁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정은의 잦은 현지지도가 ‘친인민적 지도자’라는 이미지 제고 뿐 아니라 자기 사람을 찾아내는 기회로도 활용되는 셈이다.

권력의 주변부에 있던 이들이 김정은 시대 들어 핵심으로 급부상하면서 새로운 지도체제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연륜이 부족한 김 제1위원장의 입장에서는 부친의 측근이 아닌 자기 사람들을 발탁해 기용함으로써 김정일 시대의 유산에서 벗어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정부 관계자는 “아버지 시대와의 단절이라는 의미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북한 사회에서는 서른살 청년이 70세 원로 앞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호통치는 게 썩 보기 좋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노동당·대남분야도 새 얼굴 속속 등장

노동당 내에서는 제1부부장 최휘, 부부장들인 박태성·홍영칠·마원춘 등 비교적 젊은 인물들이 김 제1위원장의 시찰에 단골 수행자로 나서 주목받고 있다.

최휘는 2004년께부터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으로 일했지만 외부에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지난 5월부터 제1부부장 직함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에 거의 모두 배석해 실세임을 과시하고 있다. 조직지도부나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 승진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태성도 작년 8월 김 제1위원장의 평양 창전거리 시찰로 처음 얼굴을 알린 후 올 6월에만 20여 곳을 다녀 단골 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북한 매체들이 당 조직지도부 군사담당 부부장인 황병서의 앞자리에 주로 그의 이름을 호명하고 있어 같은 조직지도부 소속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홍영칠 역시 제3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 2월 중순 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에 처음 나타난 후 6월에만 그와 함께 10여 곳을 찾았다. 그가 김 제1위원장의 군수분야 회의나 군수공장 시찰 때 주로 동행한 것으로 봐서 당 기계공업부나 제2경제위원회 같은 군수산업과 관련된 고위직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 겸 설계실장으로 알려진 마원춘도 작년 5월부터 김정은 수행원 명단에 자주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대남분야에서도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 남북간 회담과 접촉 등에서 말단 직책으로 실무처리를 담당했던 젊은 인물들이 부부장으로 자리를 꿰찼다.

현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 겸 통일전선부 부부장인 강지영과 역시 통일전선부 부부장으로 알려진 맹경일이 대표적이다.

한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는 “최근 들어 대남기구에서도 새로운 인물들이 급부상하고 있다”며 “강지영 서기국장은 김정은 시대 들어 두각을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대남일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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