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신문 “머리는 짧고 단정하게” 강조…왜

北 노동신문 “머리는 짧고 단정하게” 강조…왜

입력 2013-07-11 00:00
업데이트 2013-07-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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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뒷머리 짧게 친 ‘패기머리’ 스타일 인기”자본주의 문화 유입 경계…주민생활 단속 의지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11일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5면에 ‘머리단장’에 관한 글을 3개나 실었다.

북한에서 가장 권위있는 글로 평가받는 노동신문이 주민의 외양에 관한 글을 3개나 실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신문은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게’라는 제목의 글에서 “건전한 사상의식과 높은 문화적 소양, 고상한 품성을 가진 사람일수록 머리단장을 고상하게 한다”며 “머리단장 하나를 해도 민족적 정서와 시대의 요구에 맞게 잘함으로써 우리 인민의 고상하고 아름다운 풍모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회에 갓 진출한 처녀들이나 대학생들의 머리는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머리 형태들인 단발머리, 땋은 머리로 단장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또 “남자들이 머리를 보기 좋게, 짧게 깎고 다니면 고상하고 단정하고 패기와 정열이 넘쳐 보이며 혁명하고 투쟁하는 시대에 사는 우리 인민들의 고상한 정신세계를 엿보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녀를 불문하고 짧고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권장한 것이다.

노동신문은 ‘단정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평양 제1목욕탕의 이발작업반 장옥화 반장의 말을 인용해 요즘 이용객들이 “보기에 시원하면서도 패기가 있는” ‘패기머리’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패기머리는 옆머리와 뒷머리를 짧게 친 헤어스타일을 가리킨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헤어스타일도 이와 비슷하다.

신문은 또 ‘퇴근길에서 만난 두 처녀’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평양 거리에서 만난 평양시피복공업관리국의 박윤미, 장금주라는 2명의 여성을 소개했다.

신문은 이들 여성의 “단정하고 아름다운 옷차림과 머리단장이 마음을 무척 상쾌하게 해줬다”며 “두 처녀는 아마 일터에서도 집단의 사랑을 받는 혁신자일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노동신문이 짧고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장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신문은 작년 9월 22일에도 평양탄광기계공장 노동자들을 소개하며 “시원하면서도 짧게 깎은 머리 형태가 퍽 마음에 들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주민의 단정한 차림새를 강조하는 것은 자본주의 생활양식이 스며드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 등을 통한 대외 교역으로 ‘한류’를 포함한 자본주의 문화가 북한 내부로 전파되는 것을 막고자 주민 생활을 단속하는 것이다.

노동신문도 지난달 12일 자본주의 문화를 “반동적이며 반인민적인 사상과 문화, 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양식”으로 규정하고 자본주의 문화의 ‘침투’를 경계했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연구교수는 “북한은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이후 주민들 사이에 도덕적 이완 현상이 나타났을 때도 단정한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을 강조한 바 있다”며 “도덕적 기풍을 바로잡아 사회질서를 세우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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