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북한 김정은 러시아 방문 무산…”사전조율 실패 가능성”

북한 김정은 러시아 방문 무산…”사전조율 실패 가능성”

입력 2015-04-30 22:16
업데이트 2015-04-30 22:1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다음달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식 참석이 유력했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30일 러시아에 불참을 통보함에 따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이날 기념행사 참석이 예정됐던 김정은 제1위원장이 평양에 남기로 했음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북한은 ‘내부 문제’를 불참 이유로 들었으나, 내부적으로 급박한 사태가 발생했다기보다는 일정, 의제 등과 관련한 사전 조율 실패로 셈법이 맞지 않게 되면서 불참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러시아 방문이 성사됐다면 정상외교 경험이 전무한 김 제1위원장에게는 첫 외유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사전 물밑 협상 중 그 상징성에 비해 실제로 얻을 외교적·실리적 이득이 적다는 판단이 서자 아예 가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첫 외국 방문국을 중국이 아니라 러시아로 선택한 경우 대내외적으로 충분히 선전할 수 있을 정도의 ‘특별 대우’와 경제적 성과가 필요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반해 러시아로서는 승전 기념행사에 북한뿐 아니라 여러 나라가 참석하는데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도 싸늘한 상황에서 북한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 행사가 다자 외교무대인 만큼 김 제1위원장은 폭넓은 외교 행보를 보이며 ‘화려한 데뷔’를 원했을 수 있다. 그러나 북한에 비우호적인 국제사회 분위기 속에 이런 그림을 그리기가 녹록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충분히 선전하고 위상을 과시할 수 있을 정도의 여건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행사 불참을 선택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초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문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행사 흥행’을 위해 참석 가능성을 과장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외교 담당 보좌관(외교수석)이 북러 양자회담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는 등 러시아 당국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조성해왔다.

북한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러시아 승전 기념행사 준비 상황을 상세하게 소개하는 등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미뤄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의 이동 경로나 일정 등에 대해 보안을 극도로 중시하는 북한 특성상 남한 국가정보원까지 방러 가능성을 높게 점치자 돌연 계획을 수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냉각 중인 상황에서 국내를 비우는 것이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러 간 사전 조율 실패와 북한의 준비 부족, 한반도 긴장상황 등의 요인 중 한가지 혹은 두가지 이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불참이 결정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