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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된 아버지 못 뵌지 46년…어버이날엔 가슴 미어져”

“납북된 아버지 못 뵌지 46년…어버이날엔 가슴 미어져”

입력 2015-05-07 07:13
업데이트 2015-05-0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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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KAL기 납북피해자 아들 황인철씨 46년간 생이별KAL기 납북자 10명 생사도 몰라…”정부 적극적 노력 필요”

“한번이라도 아버지를 만나 얼굴을 마주하고 ‘아버지!’라고 불러보고 싶습니다.”

46년 전 대한항공(KAL) YS-11기 납북사건으로 아버지 황원(당시 32세)씨와 생이별한 황인철(48)씨는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버이날처럼 가족이 함께 보내는 날이 오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969년 12월 11일 강릉에서 승객과 승무원 50명을 태우고 서울로 향하던 YS-11 항공기는 이륙 25분 만인 오후 12시25분 대관령 상공에서 고정간첩 조창희(당시 42세)에 의해 북으로 강제 납치됐다.

북한은 이 사건을 정치적 흥정 대상으로 변질시키려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다음해 2월 50명 중 39명을 판문점을 통해 귀환시켰다.

그러나 당시 MBC PD로 출장차 이 비행기에 올랐던 황원씨를 비롯한 11명은 남한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이후 46년의 세월이 속절없이 흘렀다.

미귀환자 11명 중 여성 승무원 성경희씨는 지난 2001년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어머니와 해후했다. 그러나 나머지 10명의 가족은 납북자의 생사도 모른 채 여전히 애끓는 시간을 견디고 있다.

황인철씨는 “2001년 이산가족 상봉을 보고 아버지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딸을 갓 낳았던 내가, 그맘때의 어린 나를 두고 북한으로 납치된 아버지의 심정을 상상하니… 그런 고통이 세상에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KAL기 납치피해자 가족회’를 구성해 14년간 아버지의 생사 확인과 송환을 위해 성명 발표와 서명운동, 방북 신청, 북측에 제3국 상봉 요청 등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해봤다”고 했다.

그는 2010년 6월에는 유엔 산하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WGEID)을 통해 북한에 부친의 생사 확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북한은 2012년 5월 “이들(KAL기 납치피해자)은 강제실종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런 (미귀환) 사례는 적대세력에 의한 정치적 음모”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황씨는 “북한의 답변에 우리 정부가 충분히 반박할 근거가 있는데도 아직까지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국제 협약인 ‘항공기의 불법납치 억제를 위한 협약’은 민간 항공기 불법 납치 시 어떤 경우에도 예외 없이 기소와 인도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남한은 1973년, 북한은 1983년에 이 협약에 가입한 상태다.

황씨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KAL기는 협약에 따르면 여전히 ‘비행 중’이며, 남한 정부는 이 협약을 근거로 북한 당국에 협약 이행을 촉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납북자 문제가 천륜을 어긴 것이며 송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며 “통일부가 국제 협약에 따라 북한 당국에 KAL기 납북자 인도 이행을 촉구하고 국제 사회의 관심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씨는 어버이날인 8일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이런 내용의 촉구서를 통일부에 전달하고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그는 “출장 중에 납북돼 46년간 집에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는가”라고 반문하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반드시 생전에 아버지를 뵐 수 있다고 믿으며, 이는 다른 납북자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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