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북한, 어버이날 앞두고 탈북자 자녀 ‘눈물영상’ 공개

북한, 어버이날 앞두고 탈북자 자녀 ‘눈물영상’ 공개

입력 2015-05-07 15:36
업데이트 2015-05-07 16:1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남한 내 탈북자들 재입북 권유…주민 결속 전략인 듯

북한이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눈물로 그리움을 호소하는 자녀들의 영상을 내세워 탈북자 재입북을 권유하고 나섰다.

이미지 확대
재입북 호소하는 탈북자 가족들
재입북 호소하는 탈북자 가족들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TV는 7일 ’남조선에 있는 리용철에게 보내는 아들 리석의 편지’라는 제목의 20여분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탈북자 ’리용철’의 가족이 등장해 재입북을 호소하고 차별 없이 지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북한이 ’가족의 눈물 영상’을 통해 탈북자에게 재입북을 권유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사진은 영상에 등장한 가족들로 왼쪽부터 둘째 딸 리미경(19살), 맏딸 리미향(22살), 아들 리석(16살).
우리민족끼리TV 화면 캡쳐
탈북자에 대해 비난 일색이었던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체제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재입북을 권하는 등 ‘유화책’을 펴고 있다.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TV는 이날 ‘남조선에 있는 리용철에게 보내는 아들 리석의 편지’라는 제목의 20여분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13년 전 남한으로 간 탈북자 ‘리용철’의 가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남포시 항구구역 항두동에 거주한다는 아들과 두 딸, 아내, 조카, 누이 등은 영상 속에서 시종 눈물을 흘리며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라’고 호소했다. 가장의 탈북에도 남은 가족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기도 한다.

영상에서 맏딸 리미향(22)씨는 “차별하지 않고 우리들을 잘 대해주는 우리 당을 버리고 아버지는 왜 그렇게도 멀리 남조선으로 갔느냐”며 “그런 지옥같은 데서 살지 말고 고마운 우리 당의 품으로 돌아와 같이 살자”고 부탁했다.

조카 박광일(38)씨는 “조국과 인민을 배반하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원망하면서도 “꼭 조국, 고향으로 돌아와 사랑하는 부모 처자와 친척들도 만나 행복하게 살기를 학수고대한다”고 당부했다.

북한은 최근 들어 대남선전매체 등을 통해 탈북자들의 열악한 삶을 부각하고 향수를 자극하며 재입북을 권유해왔지만 ‘눈물로 호소하는’ 가족의 영상까지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 수감자의 상징적 인물로 부각돼 온 탈북자 신동혁씨의 아버지와 삼촌, 이웃 등이 등장하는 ‘거짓과 진실’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지난해 공개한 바 있지만 신씨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탈북자를 ‘배신자’로 매도하며 강경하게 비난하던 북한이 유화적인 어조로 재입북을 권유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 이전에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던 모습이다.

다만 북한 매체는 북한 인권문제를 폭로하고 체제를 비난하는 탈북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실명까지 거론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이 탈북자에 대해 일부 ‘유화책’을 펴는 것은 다소 개선된 경제사정을 내세워 남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탈북자들을 다시 유인하고 이를 통해 주민을 결속하는 한편, 국제사회의 인권 공세에도 대응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가족의 눈물까지 영상으로 공개한 것은 예전에 비해 강도가 세다”며 “북한이 남한내 탈북자를 감정적으로 자극하면서도 내부적으로 주민을 결속하고 추가 탈북을 차단하는 효과를 얻으려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탈북자 가족이나 재입북자에 대해서도 대외적인 이목을 의식해 유연성 있게 대응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이미지 메이킹’을 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철저히 조사를 거치고 판단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