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끄는 방중 수행단
●北 친선 참관단 이끌었던 박태성
조선중앙통신은 20일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보도하며 박 총리와 박 부위원장이 전날 정상회담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연회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김 위원장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종료하고 새로 선포한 경제총력 노선의 핵심 인물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내각의 통일적인 지휘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며 당의 하위조직에 머물렀던 내각을 ‘경제사업의 주인’이라고 강조했다.
박 총리는 대표적인 경제 분야 관료로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등을 주도해 북 경제개혁의 상징으로 통한다. 노동당에서 과학·교육 분야를 담당하는 박태성 부위원장은 지난달 14일부터 열흘간 ‘친선 참관단’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을 둘러보며 경제발전 방식을 배워 갔다.
이들의 등장은 북·중 경협의 시동을 의미한다. 실제 중국이 북·중 국경의 봉쇄 강도를 조정할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지키면서도 북에 실질적인 경제제재 완화 효과를 줄 수 있다. 오는 9월 9일(정권 창립 기념일)이나 10월 10일(노동당 창당 기념일)에는 북 내부에 비핵화에 따른 경제 발전 성과를 보여 줘야 하는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 거의 유일한 해법이다.
●북·중 경협 시동 거나
또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 완화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빠르게 비핵화 수순을 밟았는데도 한·미가 제재 완화 시점을 늦출 경우, 중국이 적극적으로 도와 달라’는 요청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가장 강력한 미국 독자제재는 대량살상무기(WMD) 및 인권 문제 등 법적 조건의 충족과 미 의회의 동의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풀릴 가능성이 높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외신기자클럽 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의 구체적인 행동을 볼 때까지 안보리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충실히 이행될 것이라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협상력 제고를 위해 북·중 국경 밀무역을 지적했지만 북·미 정상회담으로 상황이 달라졌다”며 “중국이 일정 수준까지 비핵화에 따른 대북 인센티브를 비공식적으로 주는 상황을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8-06-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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