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유승민…후보 등록하자마자 사퇴요구 직면

‘벼랑 끝’ 유승민…후보 등록하자마자 사퇴요구 직면

입력 2017-04-16 16:04
수정 2017-04-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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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구 “29일까지 지지율 반등 없으면 사퇴요구…안철수 지지해야”劉 캠프 격앙…“TV토론회로 상승세 타야하는데 당 내부서 발목 잡아”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몰렸다.

후보 본인은 전날 직접 중앙선관위를 방문해 대선 후보 등록을 하는 등 완주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지만, 당 내부에선 오르지 않는 지지율을 구실로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11∼13일 전국 성인 1천10명 대상, 신뢰수준 95%±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기준으로 유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p 떨어진 3%에 머물렀다.

바른정당 내 비(非)유승민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 지지율로는 대선 완주에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승산 없는 싸움에 힘을 낭비하지 말고 일찌감치 훗날을 도모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유 후보가 의미 있는 지지율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면 후보 사퇴를 건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바른정당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16일 기자들과 점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투표용지 인쇄 시기인 29일까지 기다려보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후보에게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후보가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대당 통합은 아니더라도 바른정당 의원들이 안철수 지지를 선언해야 한다”며 “한국당 내 비박(비박근혜)계까지 힘을 합쳐 국회의원 100여명 정도가 안 후보 지지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물밑에서 논의되던 ‘후보 사퇴론’을 사실상 공론화한 것이다.

유 후보 측은 이 의장의 발언을 개인 의견으로 치부하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이 의장의 발언이 전해진 후 선대위가 발칵 뒤집혔다는 후문이다.

바른정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의장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면서도 “개인 의견일지라도 대선을 치르는 입장에서 신중한 발언을 해야 하는데 너무 경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후보 사퇴는 어불성설”이라며 “자기들 손으로 후보로 뽑았으면서 이제 물러나라는 것은 스스로가 무책임한 정치인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13일 첫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유 후보가 가장 선전했다는 평을 듣는 마당에 이런 발언이 불거지자 “당 내부에서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격앙된 반응이 나온다.

토론회 선전으로 상승세를 탈 기회가 왔는데 당 내부에서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봐도 TV 토론회야말로 유 후보가 가장 잘하고 가장 돋보인 무대”라며 “이제야 지지율 반등의 기회가 왔는데 당 내부에서 후보를 흔들어대면 올라갈 것도 못 올라간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 후보 측은 당 내부의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남은 기간 지지율 반등에 사력을 다한다는 각오다.

유 후보가 반등의 발판으로 삼을 TV토론은 오는 19일 KBS 토론회, 25일 JTBC 토론회, 23·28·다음 달 2일 선관위 토론회 등 총 다섯 차례 남았다.

한편, 이 의장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찬에서 제가 말씀드린 내용 중 후보와 관련한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한 것은 전적으로 저의 개인적인 견해”라며 진화에 나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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