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직무정지까지 초래한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오래 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니냐는 점을 지울 수 없다”고 말해 파장이 일 전망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박 대통령은 한국경제신문의 정규재 주필과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1일 기자단과 신년인사회를 열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로 특정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주필은 25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정규재TV’에 박 대통령과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한 약 59분 분량의 인터뷰 동영상을 올렸다.
인터뷰에서 정 주필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박 대통령의 생각을 물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진행 과정을 추적해보면 뭔가 오래 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니냐는 점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정 주필이 ‘혹시 배후로 지목되는 구체적인 인물이라도 있느냐’고 묻자 박 대통령은 “말씀 드리기 좀 그렇다. 어쨌든 우발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실제로 있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공격하려는 음해성 논란이라는 식의 박 대통령의 발언으로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 주필은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 사건의 공정성에 대해 묻기도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면서 “재판받는 입장에서 제가 함부로 말씀드리기는 그렇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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