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삼룡 선배는 천재적인 바보”

“배삼룡 선배는 천재적인 바보”

입력 2010-02-23 00:00
업데이트 2010-02-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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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의 별세 소식에 연예계가 깊이 애도하고 있다.

 엄용수 코미디협회장은 23일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속세의 모든 것을 놓고 이제는 편하게 되셨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의 업적을 기려 장례를 어떤 식으로 할지 논의 중이다.희극인장,코미디협회장,KBS 희극인장 등 중에 하나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랜 연예계 생활로 배삼룡은 많은 동료,선후배들과 인연을 맺었지만,엄용수와의 인연은 그중에서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같이 활동을 한 적이 없었고,또 배삼룡이 건강할 때는 이렇다 할 대화도 제대로 나눠본 적이 없었다.그러다 배삼룡이 몸져누운 뒤에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엄용수는 “내가 데뷔한 1982년도에는 선배님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때라 근접하기 힘들었고,그 후에는 같이 활동할 기회가 없었다”며 “그러다 내가 코미디협회장을 맡아 2년여 전부터 선배님의 병문안을 다니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전부터 동료 코미디언들과 함께 배삼룡의 병실을 거의 매달 찾았다.그러나 이때는 이미 배삼룡이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을 때여서 둘은 가족의 ‘통역’이 없으면 의사소통도 할 수 없었다.

 “선배님과 인연이 참 특이하죠.건강하고 정신이 멀쩡하실 때는 대화도 제대로 못 나눴고,아프신 후에야 거의 매달 찾아뵈며 안부를 여쭸죠.그렇게 자주 뵈니,그 어떤 동료나 선후배보다 선배님에 대한 정과 애틋함이 생겼어요.병문안 가면 가족들이 선배님의 말씀을 대신 전해주셔야 알아듣고는 했어요.이번 설 이틀 전에도 찾아갔는데 그때는 중환자실에 들어가셔서 못 뵈고 돌아왔어요.”지난해 제1회 희극인의 날을 개최하면서 병상에서 배삼룡의 핸드프린팅을 떴던 이용식은 “6개월 전부터 선배님의 영정 사진을 준비해놓았다.오늘 빈소에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식은 신인이던 1970년대부터 배삼룡과 선후배의 정을 쌓아온 사이다.

 그는 “내가 신인일 때 선배님이 날 차 뒷자리에 태워줬던 기억이 난다.선배님이 당시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승용차를 샀는데 MBC에서 그 차의 뒷좌석에 나를 태워주시면서 ‘너도 성공하면 이런 차 탈 수 있으니 열심히 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코미디계의 아버지,형님 같은 분이시면서 친구처럼 부담이 없는 분이셨어요.30여 년을 같이 연기하면서 모셨지만 후배에게 언성 한번 높이는 걸 보지 못했어요.과거 코미디시험 볼 때 그분의 흉내를 내지 않은 후배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셨던 분인데,큰 별이 떨어졌습니다.”그는 배삼룡을 ‘천재적인 바보’라고 기억했다.

 “바보 연기로 사랑받으셨지만 무대 녹화하기 전에 넘어질 자리까지 다 치밀하게 계산하셔서 연기하신 분입니다.머리가 아주 좋으셨죠.천재적이고,계산적인 바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분의 슬랩스틱 연기는 지금도 많은 분들이 보고 싶어하시는데….”1980년대 KBS에서 고인과 호흡을 맞췄던 이봉원은 “너무 안타깝고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고전 유머극장’,‘코미디 하이웨이’ 같은 프로그램에서 선배님과 호흡을 맞췄는데 후배들에게 굉장히 자상하신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내가 특히 선배님의 슬랩스틱 코미디,콩트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너무나 존경했는데 그 대를 잇지 못해 송구스럽고 이렇게 가셔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고인과 영화 ‘철부지들’에서 친구로 호흡을 맞췄던 임하룡은 “가슴이 아프다.건강하게 더 오래 사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자존심이 굉장이 세신 분이었다”며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이 가셔서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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