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이후] 긴박했던 구조 동영상 공개

[천안함 침몰 이후] 긴박했던 구조 동영상 공개

입력 2010-03-31 00:00
업데이트 2010-03-31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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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구조 30분만에 함수 거의 안 보였다”… “함장이 생존자 더 없다는 말 한 적 없다

26일 밤 천안함 침몰 현장에서 56명의 실종자를 구조한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501경비함(함장 고영재)이 찍은 동영상은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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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② 30일 해경이 공개한 ‘천안함’ 승조원 구조 동영상의 한 장면. 사고직후 승조원들이 해양경찰청 소속 경비함 501호로 긴박하게 옮겨타고 있다. ③ 지난 26일 해병대 초병이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고 있는 해군 초계함 ‘천안함’을 촬영한 모습. 천안함 고유번호인 ‘772’ 가운데 앞 두자리 숫자가 희미하게 보인다.  해경·해병대 제공
① ② 30일 해경이 공개한 ‘천안함’ 승조원 구조 동영상의 한 장면. 사고직후 승조원들이 해양경찰청 소속 경비함 501호로 긴박하게 옮겨타고 있다. ③ 지난 26일 해병대 초병이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고 있는 해군 초계함 ‘천안함’을 촬영한 모습. 천안함 고유번호인 ‘772’ 가운데 앞 두자리 숫자가 희미하게 보인다.
해경·해병대 제공


경비함이 오후 9시35분 출동, 사고 지점에 도착한 때는 10시15분. 이때 천안함은 이미 침수되고 반 이상 가라앉은 상태였다. 해군 고속함정 4척이 먼저 출동해 있었지만 조명만 비춰주고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고영재 함장은 “고속정 승조원들이 구명벌 등의 장비를 들고 갑판에 나와 접근을 시도했으나 파도가 3m가량 높게 일고 있었고 천안함이 90도로 기울어져 있어 계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승조원을 구조해 옮겼던 경비함 고속단정이 심하게 요동치는 모습으로 당시 파고를 짐작할 수 있다.

승조원들은 함수 쪽에 모여 있었고, 어둠 속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승조원들이 동요하거나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천안함 밖으로 뛰어내리는 승조원도 없었다. 고 함장은 “승조원들이 군인이어서 그런지 침착하게 질서를 지켰다.”고 말했다.

구조는 경비함 소형 구명보트(리브보트)를 이용했다. 이 보트는 불법조업 중인 중국어선을 단속하거나 조난자 구출에 주로 사용되는 10, 12인승 고무보트다. 칠흑 같은 바다를 가로질러 고속단정 1척이 먼저 경광등을 반짝이며 함수 부분만 남아 있는 천안함에 바짝 붙었다.

고속단정 2호도 크레인에 매달린 채 수면 위에 내려보내졌다. 고속단정은 우선 생존자 12명을 구조했다. 첫 구조자는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경비함으로 올라왔다.

오후 11시35분 구명뗏목을 타고 표류 중인 12명까지 모두 56명을 구조해 해군 고속정으로 인계했다. 해경 구조작업이 마무리될 즈음 천안함 선수 부분에 적힌 고유번호 ‘772’ 숫자도 물속으로 잠겼다.

고 함장은 구조활동 막바지에 한 승조원으로부터 “제가 마지막”이라는 말을 듣고 구조활동을 중단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천안함 함장이 더 이상 생존자가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해군과 함께 다음날 오전 2시30분까지 수색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천안함 최원일 함장이 구조된 후 501경비함 내에서 생존 장병 전원을 불러 놓고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함구령을 내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승조원들은 식당에, 함장과 부장장교는 사관실로 격리했기 때문에 서로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2010-03-3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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