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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이후] “부대 일이라면 몸 안 아끼던 분”…온종일 울음바다

[천안함 침몰 이후] “부대 일이라면 몸 안 아끼던 분”…온종일 울음바다

입력 2010-04-01 00:00
업데이트 2010-04-0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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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한주호 준위 빈소 표정

“우리의 영웅입니다.” “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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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31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故) 한주호 준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31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故) 한주호 준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31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전날 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업 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의 빈소에는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한 발길이 이어진 가운데 하루종일 울음바다를 이뤘다. 유가족들은 비통함에 몸조차 가누지 못했다.

정부는 한 준위의 고귀한 희생을 받들어 보국훈장 광복장을 추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고 한 준위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군인으로, 35년을 나라에 바쳤다.”면서 “최고의 예우를 갖추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유족들을 만나 “대통령도 고인의 희생을 애통하게 생각한다.”며 이 대통령의 서신을 전달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고인의 빈소를 찾아 분향하고, 영정앞에 훈장을 바쳤다. 김 장관은 고인의 부인 김말순씨 등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한 준위는) 우리의 영웅”이라면서 “앞으로 추가 희생이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한 준위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군인정신의 표상으로 삼는다는 의미에서 보국훈장 광복장을 추서했다.”고 밝혔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고인의 아들인 한상기(25·육군1사단) 중위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힘내자.”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김씨는 “부대 일이라면 자기 몸을 안 아끼던 분이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1계급 특진에는 “그렇게까지 해주지 않으셔도 된다.”며 완곡히 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자 가족 7명도 빈소를 찾았다. 이들은 자신의 가족을 구하려다 숨진 한 준위의 영정 사진을 보고는 금방 울음을 터뜨렸다. 울음을 참고 있던 유가족들도 실종자 가족들과 얼굴을 마주하자 다시 오열하면서 빈소는 울음바다로 변했다. 실종자 정범구 상병의 할머니 이상옥씨는 김씨의 손을 잡고 “뭐라 말씀드리겠습니까….”라고 흐느끼며 “정말 미안합니다.”라고 위로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 할머니에게 “이건 아닙니다.”라며 “우리 금쪽같은 내 새끼 아버지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실종자 이창기 원사의 형인 이성기씨는 “저희가 바라는 것은 실종자 구조 과정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게 아니었다.”며 위로했다.

동료 및 선후배들의 조문행렬도 이어졌다. 시신이 안치된 전날 밤부터 50여명의 부대원이 자리를 지키며 조문객들을 맞았다. 이들은 한결같이 “한 준위는 군인 중의 군인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조문 뒤 “고인을 지키지 못해 죄인이 된 기분”이라며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반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고인의 영결식을 3일장에서 5일장으로 늘려 3일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해군장으로 엄수하고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키로 했다.

윤상돈 홍성규기자 yoonsang@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 [사진] 살신성인 故한주호 준위
2010-04-0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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