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이후] 남기훈상사 시신으로 추정해 본 상황

[천안함 침몰 이후] 남기훈상사 시신으로 추정해 본 상황

입력 2010-04-05 00:00
업데이트 2010-04-0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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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긴급했기에 전투복 상의만 입은 채…

고(故) 남기훈 상사는 3일 오후 상의는 얼룩무늬 전투복, 하의는 속옷만 입은 상태로 천안함 내 원·상사 식당 통로쪽에서 발견됐다. 이는 침몰 상황이 매우 갑작스러웠다는 것을 방증한다.

남 상사가 발견된 곳은 함미 원·상사 식당으로 추정되는 부분의 절단면 근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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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천안함 실종 승조원 고 남기훈 상사의 시신이 경기 평택 2함대사령부 의무대로 옮겨지자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일 천안함 실종 승조원 고 남기훈 상사의 시신이 경기 평택 2함대사령부 의무대로 옮겨지자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곳은 원·상사들이 휴식을 하거나 식사를 하는 곳이지만 속옷 차림으로 출입할 수는 없다. 바로 아래층은 원·상사 침실로 남 상사가 사고 전 옷을 갈아입으며 취침 준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생존자들도 내복을 입거나 샤워를 하던 중 탈출했다는 점과 같은 맥락이다.

군도 남 상사가 원·상사 침실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준비하다가 변을 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남 상사를 발견했던 해군 해난구조대(SSU) 요원 송하봉(32)·석규주(34) 중사는 “남 상사의 시신이 원·상사실 통로에 끼여 있었다.”고 말했다. 남 상사는 사격통제 책임자로 근무지는 함미쪽 1층 포사무실이다. 이 포사무실은 원·상사 침실에서 원·상사 식당 통로를 지나갈 수 있다.

남 상사가 입고 있던 얼룩무늬 전투복은 병기 및 장비관련 업무와 정비를 담당하는 장병들이 입는 작업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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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 근무가 3교대 근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오후 9시를 넘긴 시간에 남 상사가 작업복을 입거나 벗을 이유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해군의 한 장교는 4일 “작업복을 입고 있던 상태와 (시신이) 발견된 위치를 고려할 때 어떤 상황이 발생해 급히 포사무실로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남 상사가 바지를 벗어 간이 튜브를 만들려고 시도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하고 있다.

천안함이 어뢰에 피격된 것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다른 장교는 “천안함 같은 함정은 단지 배에 구멍이 나서 물이 샌다고 바로 침몰하거나 두동강 나지 않는다.”면서 “어뢰와 같이 직격탄에 맞았으면 두 동강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함미 쪽에 가스터빈실 등 큰 공간이 많아 절단될 경우 해수의 유입이 매우 빨라 바로 침몰한다.”면서 “상대적으로 격실이 더 많아 부양력이 높은 함수는 오래 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군이 오인해 새 떼에 함포를 발사했다는 것에 대한 반박의견도 계속 나오고 있다.

철새전문가인 경희대 유정칠 교수는 “사고 당일 기압이 매우 낮고 파도가 높아 철새들이 먹이활동이나 저공 이동할 상태가 아니었다.”면서 “야간에 이동할 때는 가능한 한 높이 날아 체력을 아껴야 되는데 저기압 기상에서 저공 비행은 정상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성규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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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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