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생존자 증언] 합동조사단 5대의혹 해명

[천안함 생존자 증언] 합동조사단 5대의혹 해명

입력 2010-04-08 00:00
업데이트 2010-04-08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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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TDS 천안함 위치기록 오후 9시21분57초 중단

민·군 합동조사단은 7일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1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주요 의혹과 해명을 짚어 본다. 합조단은 발생시간을 “3월26일 오후9시22분”으로 확정했다. 생존자와 실종자들의 휴대전화 통화기록 ,해군 전술지휘체계(KNTDS) 기록시간, 천안함과 해군 2함대사령부 간 국제상선공통망 교신내용,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기상청의 지진파 감지 시간 등을 근거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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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사건 원인규명 민·군 합동 조사단이 7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합동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침몰 직전 생존자와 실종자들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천안함 침몰사건 원인규명 민·군 합동 조사단이 7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합동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침몰 직전 생존자와 실종자들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① 천안함 침몰시각은


합조단은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통해 오후 9시16분쯤 침몰했다는 일부의 의혹을 일축했다.

실종자 한 명이 사고 당일 오후 9시16분에 가족과 통화하던 도중 “지금은 비상상황이니 나중에 통화하자.”고 말했다는 진술과 관련, “통신사실 확인자료 분석결과 통화한 사실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 차모 하사의 문자메시지 중단 의혹에 대해선 “실종자인 차 하사가 여자친구에게 오후 9시16분42초에 마지막 문자를 보냈으나 여자친구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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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조단은 오후 9시16~22분에 통화한 내역도 새로 공개했다. 생존자 휴대전화 통화내역 조회 결과 A상사와 그의 부인이 오후 9시14분11초에서 오후 9시18분52초까지 4분41초간 통화한 사실이 나왔다. B하사에게 그의 대학후배가 오후 9시14분31초와 사고 직전인 오후 9시21분25초에 문자를 발송한 기록도 찾았다.

통화 기록 조회 내용 중에는 실종된 C상병의 동생이 집전화를 이용해 오후 9시17분19초~21분47초 실종된 D중사의 휴대전화로 3차례 전화를 걸어 C상병과 통화했던 기록도 나왔다.

KNTDS 기록은 보다 논리적인 정황 증거 역할을 했다. 합조단 조사결과 천안함으로부터 발신되는 자함 위치신호가 오후 9시21분57초에 중단됐다. 백령도 지진파 관측소가 진도 1.5 규모의 지진파를 감지한 오후 9시21분58초, 백령도 기상대 관측소가 지진파를 탐지한 오후 9시22분쯤도 KNTDS의 기록시간과 거의 일치한다.

천안함과 2함대사령부가 국제상선공통망으로 오후 9시19분30초에서 오후 9시20분3초 사이 33초간 교신한 내용도 공개됐다. 당시 2함대사는 “갈매기232(천안함), 여기는 갈매기200(2함대사) 감도 있습니까.”라고 호출했고, 천안함은 “여기는 갈매기232 이상”이라고 답신했다. 또 2함대사가 “여기는 갈매기200, 감도 양호 감도 양호 이상”이라고 통신망 유지상태를 물었고, 천안함은 “귀국 감도 역시 양호 교신 끝”이라고 답신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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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섬엔 왜 가까이 갔나


천안함이 수심이 얕은 백령도 남쪽 1.8㎞ 해안을 이동한 것과 관련, ‘정상적인 운항’이 아니라는 의문들이 제기됐었다. 수심이 낮아 암초에 걸려 좌초되거나 물 흐름이 빨라 초계함이 운항하기에는 위험한 곳이라는 이유에서다. 백령도 어민들도 “사고 지점은 까나리어장 안쪽으로 바다 위에 흰색 부표를 띄워 어장을 표시하기 때문에 해군 함정은 항상 어장 남쪽으로 다녔다.”는 진술들이 잇따랐다.

합동조사단은 사고 발생 지점을 백령도 남쪽 2.5㎞라고 고쳐 발표했다. 생존 승조원들의 진술, KNTDS 기록 등을 근거로 군의 최초 발표보다 남쪽으로 700m 더 아래쪽이라고 밝혔다.

또 천안함은 지난해 11월10일 대청해전 이전에는 백령도 서북쪽 경비구역 안에서 기동했으나, 같은 달 24일 2함대사령부의 지침에 따라 백령도 서남쪽 지역으로 조정된 경비구역에서 작전하게 됐다고 한다. 합조단은 “천안함의 기동수역은 홍합여, 연봉 등 암초가 있는 백령도 남쪽지역으로부터 9~10㎞ 떨어져 있다.”고 밝혀, 운항 안전성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혔다. 천안함 함장으로 부임한 지 20개월 된 최원일 함장이 그동안 사고발생 지역에서 16차례 임무를 수행해 지리적으로 익숙했다는 판단과 함께다.

③ 당시 작전중이었나

지난 3일 일부 언론이 보도한 ‘군 상황일지’에 따르면 해경의 보고 일지에는 ‘3월26일 오후 9시15분’ 천안함의 위치를 위도 37도50, 경도 124도36으로 기록돼 있다. 군이 당초 ‘오후 9시22분’을 기준으로 천안함의 사고 지점을 위도 37도55, 경도 124도37로 밝힌 것과 비교할 때 천안함이 7분사이에 9.4㎞쯤 북상한 것이 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천안함이 가스터빈 엔진까지 가동하며 시속 40노트(시속 74㎞) 이상으로 빠르게 북상한 게 북한 잠수정 등에 의한 긴급한 작전이 벌어진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다.

이에 대해 합동조사단은 이날 “천안함은 사고 당시 정상기동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합조단에 따르면 사고 전날인 지난달 25일 풍랑주의보가 발효돼 경비구역을 빠져나와 대청도 동남쪽으로 피항했던 천안함은 사고 당일 오전 8시20분부터 정상 경비 구역에서 정상적인 작전 임무를 했다.

또 “지난달 26일 오후 8시 이후 야간 당직근무자 29명을 제외한 인원이 휴식이나 정비활동을 하고 있었다.”면서 “비상 기동하고 있었다면 전원 근무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합조단은 “천안함은 사고 발생전 백령도 북서쪽으로 시속 6.3노트(시속 11.3㎞)로 정상 기동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④ 침몰원인 좌초였나

천안함 사고 뒤에 일부 공개된 해경 보고서에 따르면 해군 2함대사령부 당직사관이 해경정 지원을 요청하며 ‘백령도 서쪽 우리 함정에서 좌초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천안함이 암초에 걸려 물이 새고, 피항(避航)하기 위해 빠르게 기동하다가 결국 두동강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하지만 합조단은 “상황 전파가 잘못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합조단은 “사고 당일 오후 9시28분 천안함 포술장에게서 휴대전화로 최초 상황보고를 받은 2함대 상황장교는 ‘포술장이 다급해하며 빨리 구조해 달라는 뜻의 말을 하면서 좌초되었다고 보고했고, 다시 좌초되었냐고 묻자 포술장이 좌초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천안함 포술장은 “당황해 빨리 구조해 달라는 말을 했지만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 못한다.”고 진술했다.

합조단은 “급박한 상황에서 경황이 없어 정확한 용어 사용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⑤ 5명 후타실 왜 갔나

해군 2함대사령부는 지난달 26일 천안함 침몰사건 뒤 생존자들의 진술을 통해 실종자들의 당시 선내 위치를 설명하면서 “후타실에 5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초계함 승조 경력자들은 “일반적으로 후타실은 출입금지 구역으로, 5명이나 있었다는 건 조타장치에 문제가 있어 후타실에서 배를 조종해야 할 급박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합조단은 “후타실에 있던 5명은 운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후타실에는 배의 엔진과 스크루가 연결되어 방향을 잡는 조타장치가 있다. 예전에는 후타실이 개방되지 않았지만 최근 승조원들의 선내 체육활동을 위한 운동기구를 후타실에 갖다 놓으면서 체력단련실로 활용됐다. 생존 승조원들도 “후타실에 휴식시간 때 운동을 하려고 자주 들어갔다.”는 진술도 나왔다. 합조단은 “만약 긴급상황이었다면 장교와 함께 병력이 투입되는데, 사고 당시 하사 3명과 수병 등만 있었던 것으로 추정돼 긴급상황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2010-04-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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